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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LD는 ‘.com’이나 ‘.net’ 등 최상위 인터넷 도메인 확장자를 말한다. ‘.kr’ 같은 국가도메인(ccTLD)과 다르게, gTLD은 기업이 운영권을 위임받아 도메인 등록자로부터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 과거에는 소수의 gTLD만 존재했으나, ICANN이 2012년 1차 개방을 통해 ‘.xyz’, ‘.shop’, ‘.music’ 등 1241개의 새로운 gTLD를 탄생시켰다. 당시 구글과 애플, 삼성 등 글로벌 기업들도 각각 ‘.google’, ‘.apple’, ‘.samsung’ 등의 브랜드 TLD를 확보해 현재까지 보유 중이다.
이정민 KISA 인터넷주소정책팀장은 4일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열린 ‘이슈앤톡’ 행사에서 “신규 gTLD는 기업이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 1억7000만 개 도메인에서 사용되는 ‘.com’과 ‘.net’을 독점 운영하는 미국 베리사인이 도메인 1건당 10.26달러의 수수료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국내 기업이 도전한다면 상당한 외화 확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1차 라운드에서 등장한 ‘.xyz’는 약 842만 건, ‘.shop’은 약 497만 건의 등록을 기록하며 유효한 사업 모델로 자리 잡은 사례로 꼽힌다.
신청비만 3억5000만 원…높은 진입장벽과 유지 비용
문제는 만만치 않은 비용과 진입 장벽이다. 이번 2차 라운드의 신청 수수료는 22만 7000달러(약 3억3000만원)로 책정됐다. 이는 1차 라운드 당시 18만 5000달러(약 2억7200만원)보다 인상된 금액이다. 여기에 시스템 운영비와 마케팅 비용, ICANN에 납부해야 하는 연간 분담금 등을 합치면 실제 소요 예산은 더 늘어난다.
신청 절차도 까다롭다. 신청자는 법인격을 갖춘 조직이어야 하며, 재정적·기술적 운용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 신청서 제출부터 검토, 이의 제기, 경합 해결 등을 거쳐 실제 도메인을 위임받기까지는 약 13~18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다만 KISA는 이번 라운드에서 일부 진입 장벽이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과거에는 신청한 문자열이 거절되면 끝이었지만, 이번에는 대체 문자열을 제출할 수 있고, 브랜드 간 유사성 충돌 시 조정도 가능하다”며 “특히 ICANN이 사전 승인한 시스템 운영 대행 사업자(RSP)를 이용하면 기술적 평가 부담을 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산은 포기, 삼성은 방치…‘계륵’ 된 브랜드 도메인
장밋빛 전망과 달리 국내 기업들의 활용도는 초라하다. 2012년 당시 삼성(.samsung), 현대(.hyundai), 기아(.kia), 두산(.doosan) 등이 야심 차게 브랜드 도메인을 확보했으나, 두산의 경우 이후 운영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운영 권한을 반납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 역시 보유만 할 뿐 실제 기업 캠페인이나 마케팅 등에 사용된 사례는 전무하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도메인을 확보했지만, 주로 제3자가 자사 브랜드를 선점하지 못하게 막는 ‘방어적 등록’ 수준에 그친 것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조차 상황은 다르지 않다. 구글은 ‘.google’을 비롯해 다양한 브랜드 도메인을 보유하고 있지만, 여전히 메인 서비스 주소로는 ‘.com’을 사용하고 있다. 구글닷컴의 대표성 때문에 새로운 도메인의 브랜드 효과가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 열릴 신규 도메인 시장은 자금력을 갖춘 일부 기업에게는 ‘디지털 부동산’ 선점의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명확한 활용 전략 없이는 매년 비용만 지출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KISA는 기업들이 신중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가이드북과 참고 사이트를 제공하고 상담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팀장은 “정말 사업적으로 도전해 보겠다거나 브랜드 홍보가 필요한 기업에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될 수 있는 만큼, 관심을 두고 살펴봐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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