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텐發 ‘돈맥경화’에…티몬 뒤늦은 정산시스템 개편에도 ‘혼란’

김정유 기자I 2024.07.23 16:10:40

위메프 이어 티몬서도 대금 지급 지연 확산
불안한 판매자들 상품 품절 처리 등 철수 잇따라
여행사·e쿠폰사들도 판매 중단·결제 취소
롯데 GS 등 대형 유통업체들 철수도 이어
돌연 상품 취소된 소비자들도 대혼란
티몬 제3금융기관 거치식 정산 도입에도 ‘글쎄’

[이데일리 경계영 김정유 기자] 큐텐발(發) 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확산하면서 판매자(셀러)와 소비자들의 혼란을 키우고 있다. 위메프와 티몬은 제3의 금융기관을 연계하는 새로운 대금 지급 시스템을 도입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현재의 혼란을 잠재우긴 힘들어 보인다.

위메프에서부터 시작된 대금 지연 사태는 최근 티몬으로까지 번지면서 ‘정산 무기한 연기’를 공지 받은 일부 판매자가 상품 판매를 중단하는 것은 물론, 이미 판매한 상품 구매를 취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소비자로서도 제때 상품을 받을 수 있을지 불안감에 전전긍긍하는 상황이다.

티몬 내에서 인기 상품으로 분류된 한 여행상품 페이지를 클릭하자 바로 판매 중단 표시가 나오고 있다. (사진=김정유 기자)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위메프에 이어 티몬 입점 판매자들까지 대금 지급이 지연되면서 최근 해당 플랫폼내 상품 판매가 일부 차질을 빚고 있다. 판매자들 일부는 위메프·티몬의 대금 지급 지연 사태가 확산하자 불안감에 오픈마켓에 올렸던 상품들을 품절 처리하고 있다.

위메프·티몬에서 숙박 상품을 판매 중인 A씨는 현재 자신의 상품을 내려야 할지를 고민 중이다고 했다. A씨는 “22일 이메일로 대금 정산이 지연된다고 공지됐는데 이달 정산을 아직도 못 받았다”며 “정말 티몬과 위메프 상황이 안 좋은 거라면 상품 판매를 그만 팔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노랑풍선, 교원투어 등 주요 여행사들도 22일부터 위메프·티몬에서의 여행상품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이(e)쿠폰 업체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티몬에서 e쿠폰을 판매하는 쿠프마케팅은 구매 고객에게 “현재 구매한 모바일 쿠폰은 사용 불가할 수 있다”며 모바일 쿠폰의 결제 취소를 요청했다.

이밖에도 롯데쇼핑(023530), GS리테일(007070), 신세계(004170) 등 대형 유통업체들의 철수도 이어지고 있다. 위메프 백화점관에선 현대백화점 상품 판매가, 홈쇼핑관에서도 각 업체들이 판매 게시물을 대거 내린 상태다. 전문관몰에서도 LF(093050)몰, 아이파크몰 등이 철수했다.

소비자들의 혼란도 커졌다. 티몬·위메프를 통해 상품을 구매했지만 최근 취소 통보를 받은 소비자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당장 내일 출발하는 비행기 티켓의 취소 내용을 이날 통보하거나 예약을 취소했는데 업체들이 상품 판매를 종료해 환불 신청을 받지 못하는 사례 등 다양하다.

판매자와 소비자들의 혼란에 티몬·위메프 측은 부랴부랴 사태 수습에 나섰다. 기존엔 판매자들의 판매 대금이 티몬·위메프에 보관돼 추후 정산되는 방식이었다면 이젠 제3의 금융기관을 통해 자금을 거치하고 빠른 정산을 진행하겠단 계획이다. 티몬·위메프는 이 시스템을 다음달 중 도입하기로 했다. 앞서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도 귀국해 지난 18일 티몬·위메프 대표 등을 해결책을 논의했는데 이번 정산시스템 개편도 이의 일환으로 보인다.

티몬 관계자는 “현장의 혼란과 불안감이 커 제3의 금융기관을 연계하는 시스템을 곧 도입할 계획”이라며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해 한달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기대감보다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큐텐 계열 플랫폼들은 이전에도 최대 3개월간 대금 지급이 지연되는 등 타 플랫폼 대비 지급 기간이 길었다”며 “제3 금융기관 거치 시스템 자체가 현재 티몬·위메프 내부에 유동성이 부족하다는 걸로도 볼 수 있어 아직 불안감을 해소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티몬·위메프 사태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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