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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전 장관은 16일 이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구의 카리스 호텔에서 열린 국민의힘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서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돌덩이 하나가 자기만 살려고 길을 가로막고 있다”며 “제가 온몸으로 돌덩이를 치우겠다”고 말했다. 원 전 장관이 이 대표를 ‘돌덩이’로 비유하며 날을 세운 것이다.
원 전 장관은 인천 계양구가 더 이상 험지가 아닌 격전지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전국 어디에도 보기 힘든 지역 오케스트라를 운영하는 수준 높은 주민이 살고 있는 곳을 험지라고 부르면 안된다”며 “제가 온몸으로 도전할 것이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도전지로 불러달라”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행사에 참석해 원 전 장관의 도전에 힘을 실었다.
한 위원장은 “지금 이 대표의 민주당은 우리가 알던 과거 민주당이 아니다”면서 “이 대표가 출마하는 곳에서 우리가 승리할 경우 1석 이상의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에는 이 대표가 출마하는 곳이라면 그곳이 호남이든 인천이든 정정당당하게 붙고 싶어하는 후보들이 많다”며 “그 중 한 분이 바로 우리의 원희룡”이라며 원 전 장관의 손을 맞잡았다.
한 위원장은 민주당을 겨냥해 정치권 개혁에 동참할 것을 주문했다. 총선을 앞두고 국회에 대한 구민의 불신을 해소하고, 여론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한 위원장은 “우리 당은 이번 총선에서 승리해 국회의원 정수를 300명에서 250명으로 줄이는 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며 “민주당은 이번에도 반대할 것이냐”며 공개 저격했다. 앞서 한 위원장은 정치개혁의 일환으로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포기 △금고형 이상 확정시 세비 반납 △자당 귀책사유 발생 따른 재보궐 선거 시 후보 무공천 등 3대 방안을 제시하며 민주당에게 답변을 요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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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계양을에서 원 전 장관과 이 대표의 출마가 확정되면 오는 4월 총선에서 전국 최대 격전지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 예비 후보 심사를 통과해 현재로선 출마가 유력한 상황이다.
다만 이 대표가 방향을 선회해 비례대표로 출마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가 이번 총선을 진두지휘하기 위해 비례대표로 출마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원 전 장관은 “정치의 상황을 미리 짐작하거나 계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4년 17대 총선부터 신설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17대, 18대 총선에서, 최원식 전 민주통합당 의원이 19대 총선에서, 송 전 대표가 20대, 21대 총선에서 승리했다. 민주당이 계양을을 내준 사례는 송 전 대표가 2010년 인천시장 출마를 위해 사퇴했을 당시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한 이상권 전 한나라당 의원이 유일하다. 이런 계양을에서 원 전 장관이 이 대표를 꺾을 경우 차기 대선주자로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인천 계양을이 포함된 인천 지역을 발판 삼아 수도권 의석 탈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현재 국민의힘은 인천 13석 중 단 2석만 확보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인천에서 바람을 일으켜 서울 등 수도권, 나아가 대한민국을 그 바람으로 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역시 “6·25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 통해 새로운 물꼬를 텄던 것처럼 인천에서 (승리해) 수도권 대약진의 물꼬를 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