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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지난 3월 23일 오후 2시께 서울 서대문구의 주거지에서 검은색 비닐봉지에 톨루엔 성분이 함유된 공업용 접착제를 짜 넣은 후 코와 입을 대고 숨을 들이쉬는 방법으로 약 20분간 환각 물질을 흡입한 혐의를 받는다. 톨루엔은 화학물질관리법에 따라 환각 물질로 섭취 또는 흡입해서는 안 된다.
재판부는 “환각 물질 흡입은 정서적 불안감과 장애 등을 가져오고 각종 범죄와 비행에 관련될 수 있어 그 중독성이 상당하며 국민보건에 심각한 해악을 끼칠 수 있어 개인적·사회적 폐해가 커 처벌의 필요성이 높다”며 “피고인은 동종 범죄로 6차례나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이 고려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자백하면서 반성하고 있는 점과 본드를 흡입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점, 약 14년 동안 동종 범죄를 포함해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이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됐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지난 2021년 마약류가 아닌 부탄가스나 본드를 흡입해도 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한 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화학물질관리법 22조 1항은 ‘흥분·환각 또는 마취 작용을 일으키는 화학물질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물질을 섭취 또는 흡입하거나 소지하면 안 된다’고 정하고 이를 어길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을 물리고 있다. 헌재는 이 법 조항이 일방적 행동자유권을 제한하지만,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할 때 제한 가능하다고 봤다.
한편, 마약 투약과 함께 본드 등 환각 물질 흡입 등에 따른 사건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광주광역시 북구에서 상습적으로 본드를 흡입한 20대 남성 B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B씨는 한 도로에서 차를 정차시킨 뒤 공범과 함께 환각 물질을 흡입한 혐의를 받았다. 특히 B씨는 과거 환각 물질 흡입으로 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상태에서 이러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올 초에는 강원 춘천에서 공업용 본드를 흡인한 뒤 환각 상태로 차량을 운전하다 순찰차를 들이받은 40대 남성 C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C씨는 올해 1월 16일 오후 9시 34분께 강원 춘천시 후평동 소재 도로에서 공업용 본드를 흡입한 뒤 환각상태로 약 8km 가량 차량을 운행한 혐의로 검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