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2023년 경제, 3高에서 3苦로’ 보고서를 통해 “2023년에는 3高 현상은 상대적으로 진정되겠으나, 3高 현상의 파급효과가 본격화될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소가 제시한 3고(苦) 현상은 △성장둔화 △신용위험 △구조변화 발(發) 불확실성 등이다.
연구소의 실증분석 결과 통화정책 금리상승 충격이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1년 후 정점을 찍기 때문에 올해부터 우리나라 경제의 성장둔화는 본격화될 것이란 예상이다.
보고서는 “주요 연구기관들은 양호한 가계 재무건전성 및 노동시장,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 등의 영향으로 아직은 ‘경기침체’보다 ‘경기둔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면서 “과거 글로벌 경기둔화 때와 달리 현재는 주요국의 동반 부진 속에 러·우 전쟁 장기화, 중국 부동산 침체 지속,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 불안요인이 중첩됐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금융여건 악화 속에 신용 경색 및 부채 리스크도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말부터 중앙은행들은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하고 있으나, 올해에도 금리인상 및 양적긴축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가계·기업·정부의 유동성 추가 위축이 불가피하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특히 기업은 수익성 및 자금조달여건 악화로 유동성 압박이 커질 것”이라면서 “아울러 팬데믹 이후 글로벌 금융긴축, 건전성 악화 등을 감안할 때 취약국 중심의 신흥국발 불확실성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신흥국의 경우 에너지 수입 및 식품 소비 비중이 높고, 환율 변동성(통화절하→수입물가 상승)도 크기 때문에 선진국보다 물가 상승 충격에 취약하다고 보고서는 부연했다.
공급망 재편 및 고물가 고착화 위험 등 구조변화발 불확실성도 우려 대목이다. 이는 교역 감소 및 효율성 저하 등을 통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특히 한국처럼 미·중 모두와 교역이 활발한 국가일수록 손실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예를 들어 지난해 일부 차종이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1년을 훌쩍 넘어, 그 기간 금리가 급등해 해당 중고차 값이 신차보다 비싸지는 기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보고서는 “구조적 요인(서비스 가격 하방 경직성, 임금·물가 연계성)과 구조변화(공급망 재편, 인구구조 변화, 탄소중립 이행)에 따른 고물가 고착화 위험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이러한 3고(苦) 측면에서 올해는 ‘물가 상방위험’→‘성장 하방위험’, ‘금융시장 불안’→‘금융시스템 불안’, ‘물가 고점(단기)’→‘물가 안착점(중장기)’으로 관심사가 전환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고물가 지속 하에 경기침체가 현실화될 경우 실질적인 정책 딜레마 봉착과 정책에 대한 신뢰과 약화될 수 있다”면서 “3苦 대비와 함께 변동성·정책 리스크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