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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황현규 김보겸 기자] `대림동 여경` 동영상과 관련해 여성 경찰관(여경)을 비하하는 온라인 게시글이 늘어나자 경찰이 삭제 요청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대림동 여경 관련 게시글에 대해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사이트 관리자에게 공문을 보내 지난 17일부터 삭제 요청을 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은 여경 비하 게시글이 늘어날수록 해당 여경의 피해는 물론 사건의 본질이 흐려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 한 경찰 관계자는 “주취자가 공무를 수행하는 경찰의 뺨을 때리는 등 폭력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 사건의 중요한 지점”이라며 “여성 비하나 여경 자질 논란은 본질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온라인 게시글이 퍼지면서 해당 논란이 지속되는 것을 막기 위해 관련 게시글 삭제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공문에는 신상노출·비방·명예훼손 등의 여경 비하 게시글이 게재될 시 공식적으로 고소를 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경찰의 게시글 삭제 요청 공문과 관련해 시민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표현의 자유가 침해된다”는 의견과 “지나친 비난을 예방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엇갈린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 중인 박성용(29)씨는 “공권력을 비판하는 것은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라며 “삭제 공문 요청도 일종의 검열”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서울 강남구에 거주 중인 김준희(28)씨는 “여경 비하와 조롱으로만 흘러가는 상황에서 경찰이 적절하게 대응한 것 같다”고 밝혔다.
앞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술 취한 남성 2명을 저지하는 남성 경찰관(남경)과 여경의 동영상이 게재됐다. 해당 영상에는 여경이 주취자와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또한 여경이 남성 시민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듯한 목소리가 영상에 담겼다.
해당 영상이 공개된 이후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여경이 주취자 한 명도 제대로 저지하지 못한다”는 비판 여론이 일었고 여경 무용론까지 확산됐다.
이에 대해 경찰은 여경이 수갑을 채웠던 당시 시민이 아닌 다른 교통경찰의 도움을 받았으며 공무 수행 절차상 문제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도 을지연습 준비 보고 회의 당시 “여경(여성 경찰관)이 현장에서 제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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