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작년 무역적자 사상 최대…KDI “경제적 충격 컸다”

최훈길 기자I 2019.02.27 12:23:13

대중 무역적자 20억불, 수출 87% 급감
2017년부터 中 참여한 대북제재 여파
“북미회담 후에도 北 제재 풀기 힘들어”
“버티는 北, 진짜 변화할지 좀 더 봐야”

작년 싱가포르에서 만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 제공]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지난해 북한이 역대 최대 무역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제난이 심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까지 참여한 대북(對北) 제재 여파가 컸기 때문이다. 북미정상회담 이후에도 제재가 완전히 풀리는 게 쉽지 않아, 북한의 경제 악화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종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27일 ‘KDI 북한경제리뷰’에서 “2018년 북한경제에는 제재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수출(-87.3%)이 수입(-32.7%)보다 훨씬 더 많이 감소하면서 전체 외화수급 상황에도 부담이 전가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무역협회(KITA), 중국해관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대중(對中) 수출액은 2017년 16억5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2억2000만 달러로 87.3% 급감했다. 수입도 2017년 33억3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22억4000만 달러로 32.7% 감소했다. 지난해 북한의 대중 무역수지 적자는 약 20억 달러로 관련 북한 통계가 발표된 이후 역대 최대 수준이었다.

이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내려진 대북 제재에 따른 결과였다. 이 위원은 “중국이 적극적으로 동참한 강력한 대북제재가 2017년도 중반 이후에 시행된 것을 보면, 2018년도의 북한의 대중수출 급감은 이러한 제재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은 “제재가 북한경제에 실질적인 외부 충격으로 작용했다는 점에 대해 거의 모든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다”며 “북한경제가 당장 붕괴할 정도는 아니지만 적어도 제재로 인해 당국이 정책적인 부담을 가질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 결과) 당국이 택할 수 있는 정책적 선택지의 범위가 굉장히 좁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위원은 27~28일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제재를) 완전히 해제하려면 의회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인 결단을 한다고 해도 제재를 모두 해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엔안보리 결의(2371호, 2375호, 2397호)에 미국의 독자제재(대북제재 강화법 등 국내법과 세컨더리보이콧을 포함한 13722호 등 행정명령)까지 있는 상황이다.

이 위원은 “제재가 북한경제를 위협했지만 그래도 (북한이) 거시경제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물가와 환율의 안정(때문)”이라며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 경제를 38회 언급했으나) 아직까지는 형식적인 강조에 불과할 뿐이다. (북한의) 실질적인 변화는 조금 더 시간을 두고 판단해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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