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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철강 수입규제, 우리 정부 다자주의 무기 생겼다"

남궁민관 기자I 2018.03.02 17:40:25

전문가가 바라 본 美 철강 규제
최원목 이화여대 법과대학 교수 제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미국 정부가 철강 수입 규제와 관련 전세계 국가를 때리기로 결정하면서 우리 정부로서는 운신의 폭이 생겼다. 다른 나라와 연합하는 다자주의 포맷을 통해 미국에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커다란 무기가 생겼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일 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향후 미국 정부의 철강 수입규제와 관련 좀 더 적극적인 ‘아웃리치(대외 접촉)’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철강 수입규제에 나서야한다고 권고했다. 권고안에는 한국을 비롯한 12개 특정국가에 53% 관세를 부과하는 안이 포함돼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철강 수입국에 일괄 25% 관세를 부과하는 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 교수는 이번 규제가 한국 등 일부 국가가 아닌 전세계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확대된 만큼 미국을 제외한 전세계 국가들과 다자주의 포맷을 갖출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것이다.

최 교수는 “다자간 협력을 이끌기 위해 전세계 대사관을 통한 각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공동으로 미국과 협상에 나설 수 있도록 임무를 정식으로 하달해야 한다”며 “통상외교를 진짜로 발휘해야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의 이번 철강 수입규제로 향후 유럽연합(EU), 중국 등 주요 강대국들간 힘 겨루기가 예고되는만큼 통상외교 총력전에 나서야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미국의 움직임에 따라 상대방도 받아칠 수 밖에 없는 게임은 이미 예정된 일”이라며 “우리는 힘의 균형을 이루면서 서로 압력을 가하면서도 보복에 따른 실질적 피해는 줄여갈 수 있도록 긴장 완화에 기여하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힘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일단 미국을 압박할 수 있는 카드가 필요한데, 그 대표적 방안으로는 WTO(세계무역기구) 제소와 함께 미국 내 법원 제소 등을 꼽았다. 최 교수는 “보호무역조치 이후 서로 데미지가 크기 때문에 데미지를 관리할 수 있는 그 다음 단계를 생각 하는데, 이걸 빨리 이행시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WTO 제소는 좋은 압박의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며 “마찬가지로 미국 내 법원에 제소하는 방법 역시 승소 여부와 상관없이 트럼프 정부에 뼈아픈 압력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 내 법원에 제소하는 경우 비용 문제 등 일개 기업이 나서기 어렵기 때문에 산업 전체가 공동으로 모색해야할 때”라며 “이와 함께 향후 철강업계에서 자구책을 마련하는 정도가 아니라 모든 제조업이 연합해서 큰 그림을 차원으로 나서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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