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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호 KT, 업무시간도 빨라졌다

김현아 기자I 2014.02.24 16:48:14

8시 전후로 사무실에 도착..주말에도 출근하는 분위기
점심 배식시간도 줄어..열정 KT로 가는 출발점 시각도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황창규 KT 회장이 취임한 뒤 KT(030200)임직원들의 출근 시간이 빨라지고 있다.

황창규 KT 회장
회사 지침으로 출근 시간을 앞당긴 것은 아니지만, 9시께 출근했던 직원들이 8시 전후로 사무실에 도착하는 가 하면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자발적인 출근이 이어지고 있다.

KT는 2002년 정부 보유 지분을 매각하면서 완전 민영화됐지만 성과주의보다는 공기업 문화가 남아 있다. 할 일은 하지만 시키지 않은 일을 주도적으로 하지는 않는 것. 구내식당 점심 배식시간도 1시간 30분이나 될 정도로 편안했다.

하지만 지난 1월 27일 황 회장이 공식 업무를 시작하면서 근무시간은 길어지고 점심·저녁 시간은 짧아졌다. KT 광화문 사옥 15층 식당에선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시까지의 배식시간을 12시부터 1시까지로 줄이기도 했다.

KT 한 직원은 “8시 30분에 사무실에 도착해도 임원들은 물론 대부분이 출근해 있어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임원들이 저녁 10시까지 있는 통에 그 전에 자리를 비우기 어렵다”고 말했다.

근무 문화가 바뀐 것은 황 회장이 내정자 시절 우면동 연구개발본부에 머물면서 저녁 일찍 불이 꺼지는 상황에 다소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이자, 각 부문장을 비롯한 팀장급 임원(상무보)들이 알아서 근무 시간을 늘리면서 벌어진 일이다. 한 임원은 “주말에 집에 있어도 맘이 불안해 2~3시간 정도라도 회사에 나온다”고 전했다.

KT 임직원들이 더 오래, 열심히 일하게 된 것은 빠르고 열정적인 KT로 가는 좋은 징조라는 시각도 있지만, 엘리베이터가 부족한 서초사옥에선 출·퇴근 전쟁은 물론 점심때 지하 식당까지 가기 어려워 부서별로 배식시간을 정하는 등 엉뚱한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황 회장이 오너가 있는 글로벌기업과 다른 국민기업, 제조업체와 다른 IT서비스 업체의 기업문화를 새롭게 창조할 수 있을까.

글로벌 제조업체인 현대차그룹의 정몽구 회장은 새벽 6시~6시 30분에 출근한다. 때문에 현대차 주요 경영진들의 새벽 별보기는 익숙하고, 일반 직원들도 오전 7시면 출근을 마친다.

IT서비스 기업인 네이버(035420)는 오전 10시가 출근 시간이고, LG유플러스는 아침 8시 30분까지 출근한 뒤 아침 9시부터 11시까지 집중 근무하는 ‘911근무제’를 채택했다.

실적 정정공시를 내면서까지 이석채 회장 시절 잔재를 떨어내고자 한 황창규 회장이 3만 5000여 임직원들을 이끌 KT다운 새로운 기업 문화를 어떻게 만들지 주목된다.

KT는 최근 이 회장 시절 야심차게 추진했던 유무선통합영업지원시스템(BSS)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에 투자한 2700억 원을 모두 손실처리해 지난해 603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고 정정 공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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