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올 1분기(1~3월)중 미국 은행들이 사상 최대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공식 집계됐다. 저금리로 인해 이자수입이 줄었지만, 부실여신에 따른 충당금 감소폭이 더 컸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29일(현지시간) 지난 1분기중 미국 은행들이 벌어들인 순이익 규모가 403억달러(45조7000억원)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흑자다.
장기간 지속되는 저금리로 이자수입이 감소세를 보이며 이익에 악영향을 미쳤지만,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은행들 가운데 무려 92%가 흑자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기 회복으로 기업들의 상황도 좋아지면서 부실여신에 대비해 은행들이 쌓아야하는 충당금 부담이 줄어든 덕이었다.
실제 이 기간중 은행들의 부실여신 충당금 적립액은 110억달러로, 1년전 같은 기간에 비해 23%나 급감했다. 이는 지난 2007년 1분기 이후 6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또 손실로 처리된 여신규모도 160억달러나 개선되는 등 자산의 질도 좋아졌다.
마틴 그룬버그 FDIC 대표는 “은행권의 자산 질이 지속적으로 개선되면서 더 많은 은행들이 흑자를 내고 있고 부실화되거나 파산하는 은행들의 숫자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면서도 “순이자마진(NIM) 둔화와 대출 포트폴리오 증가 둔화 등으로 영업수익(매출액)은 다소 정체돼 있다”고 말했다.
실제 경기가 회복되는 와중에서도 경제주체들의 대출 수요는 많지 않아 1분기중 은행권 전체 대출규모는 전년동기대비 368억달러나 줄었다. 특히 신용카드 사용액 등 단기대출이 5.2%나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