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차량은 연비에 방점을 찍어 운전의 즐거움은 그만큼 떨어진다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전기차로 가기 전 과도기에 전기모터와 엔진을 번걸아 쓰다 보니, 연비는 올라가지만 내연기관 자동차가 주는 시원한 가속감은 부족하다는 느낌에서다.
K5하이브리드는 이런 고정관념을 과감히 깨줬다. 국내 기술로 만든 최초의 중형차 하이브리드인 기아차(000270) K5를 일산 킨텍스에서 만났다.
◇ 성인 4명이 타고도 ℓ당 20km 거뜬
디자인 설명이야 접어두자.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하나인 레드닷 디자인상에서 한국차 최초로 최우수상을 받은 K5가 아니던가. 전면부 라디에이터 그릴, 후면 하이브리드 차량 전용 엠블럼, 가솔린 대비 더욱 커진 4.2인치 클러스터 등 약간의 재미 요소를 줬지만, 디자인은 기존 모델과 거의 같다.
역시 실제 연비와 성능이 궁금해졌다. 스티어링 왼쪽 아래에 있는 '에코'버튼을 누르자, 모든 동력 성능이 연비 모드에 초점이 맞춰졌다.
시동을 걸거나 저속으로 주행시에는 클러스터 화면에 'EV'가 표시되면서 전기차처럼 모터 힘만으로 달렸다. 내리막길에서나 감속시 에너지가 남는 경우는 배터리에 에너지가 저장돼 클러스터 화면에 배터리 충전 버튼이 올라갔다.
킨텍스에서 임진각까지는 연비를 시험하기 위해 평균 70km/h의 속력으로 달렸다. 계기판 평균 연비는 19.7km. 평균 연비 ℓ당 21km에는 조금 못 미쳤지만 덩치가 큰 성인 4명이 탔음을 감안하면 '선방'인 셈이다. 최고기록을 낸 참가자의 경우 연비가 무려 25km가 넘는다고 한다.
K5 하이브리드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경제성이다. 짧은 거리라서 속단하긴 이르지만, 80km를 달린 이후에도 연료 게이지가 거의 줄지 않았다. K5 하이브리드의 연비는 ℓ당 21km로 동급 가솔린 모델 대비 61%, 캠리 하이브리드와 비교해도 7%가 앞선다.
◇ "이거 하이브리드 맞아?"…191마력 구현
임진각에서 다시 킨텍스로 돌아올 때는 성능을 시험했다. 하이브리드 차량임을 고려하지 않고 가속페달을 밟으면 일반 가솔린 차량과 혼동할 정도다.
쭉 뻗은 자유로에서 180km까지 속도를 냈다. 에코 버튼을 해제하면 에코모드에서 한 박자 늦는 듯한 응답성도 다시 원상복귀됐다.
K5하이브리드의 또 다른 특징은 정숙성이다. 엔진음이 없어 자칫 보행자들이 차량의 접근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를 막기위해 묵직한 '가상엔진음'을 넣었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복병은 트렁크 크기다. 배터리 2개가 가로, 세로로 들어가 트렁크 용량이 동급 대비 대폭 줄었다. 특히 가로폭이 줄어 골프백 하나가 비스듬히 들어갈 수 있는 정도의 공간이 나온다.
K5하이브리드 럭셔리의 가격은 개별소비세 130만원이 할인돼 2925만원. 취득세와 공채 할인을 맞으면 총 구입까지는 2989만원이 든다. K5하이브리드는 구입해서 등록하기까지 동급 가솔린 모델보다 300만원 정도가 더 비싸다.
하지만, K5하이브리드의 3년 유류비는 556만원.(1년 당 2만km 가정) ℓ당 연비가 19.7km인 캠리 하이브리드 유류비 측정치(592만원)와 비교해도 36만원이, 동급 K5모델과 비교하면 342만원이 저렴하다.
이제 선택의 문제다. 주머니에서 300만원을 일시에 먼저 내느냐, 3년 뒤 유류비를 절약해 그 비용을 아끼느냐의 문제인 셈이다. 연일 기름값 상승에 환경 오염에 대한 소식이 뉴스를 도배하니, 지구를 위해서라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동급 가솔린 모델 대비 절반으로 줄인 K5 하이브리드를 고려해 볼 만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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