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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추모의 글을 올려 유족들을 위로했다. 빈소에는 근조 화환도 보냈다. 윤석열 대통령도 근조 화환을 보내 추모했다.
문 전 대통령은 고인에 대해 “마지막까지 현역이었던 시인은 우리 문화예술계뿐 아니라 이 시대의 올곧은 어른으로서 우리 사회의 버팀목이셨다”며 “민중의 삶과 아픔을 노래한 수많은 시편이 지치고 힘든 일상을 살아내는 이들에게 큰 위로와 힘을 주었듯 선생님이 세상에 두고 간 시들은 우리의 마음을 오래도록 울릴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시인은 특히나 손녀 손자를 예뻐하셨다고 들었다. 가족분들께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면서 “쉬운 시로 민중과 함께 하고자 했던 시인의 치열했던 시정신이 오래오래 우리와 함께 하길 기원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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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도종환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 못난 사람 편에 서서 가장 따뜻한 시를 썼던 분”이라며 “우리 현대시의 아버지 같은 분으로 그가 없는 한국 문단, 한국 시단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고 애도했다. 이어 “내년이 시집 ‘농무’를 펴낸 지 50년이 되는 해”라면서 “우리나라의 시가 모더니즘에서 리얼리즘으로 전환하는 시작을 열고, 민중의 그늘진 삶에 천착해온 시인”이라고 기억했다.
최영미 시인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내가 아는 신경림 선생님은 정직하고 선량하고 욕심 없는 분이었다”며 “‘정직’을 나는 가장 높이 사고 싶다”고 밝혔다. 최 시인은 이어 “한국 문단에서 드물게 말과 생각이 따로 놀지 않았던 분. 누구처럼 술자리에서 여성 문인들을 함부로 대하지 않았고 (중략) 나중에 ‘미투’가 유행할 때 페미니스트인 척하지도 않았다. 어린아이처럼 맑은 동심을 간직했으면서 동시에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예리한 눈을 가졌던 시인”이라고 추억했다.
고인은 민중들의 굴곡진 생활과 애환 등을 친근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해온 민중시인이었다. 첫 시집이자 대표작이 된 ‘농무’는 민중시의 전범이자 1970년대 한국시를 상징하는 작품이다.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로 시작되는 그의 시 ‘가난한 사랑노래’는 많은 독자들이 애송시로 꼽는다.
암 투병 중이던 시인은 이날 오전 8시17분께 경기 일산 국립암센터에서 숨을 거뒀다. 한국시인협회, 한국소설가협회, 한국평론가협회 등 문인 단체들은 고인의 장례를 대한민국 문인장으로 치르기로 뜻을 모았다. 발인은 25일 오전, 장지는 충주시 노은면의 선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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