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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올’입던 김주애→중국산 2만원 블라우스, 갑자기 왜?

홍수현 기자I 2023.04.21 21:46:38

"명품 코트에서 중국산 저가 블라우스로 변화"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고가의 명품을 입고 등장하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최근 중국산 저가 블라우스를 착용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 같은 변화는 식량난 속 수뇌부의 사치에 대한 북한 내 비판적 시각에 신경을 쓰는 게 아니겠냐는 분석이 나왔다.

김주애가 착용한 블라우스가 중국산 저가 제품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뉴스1, 홍콩 인터넷 쇼핑몰 예스스타일(YESSTYLE) 캡처)
21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김주애가 지난 18일 김 위원장과 국가우주개발국을 방문할 당시 입은 베이지색 블라우스가 홍콩의 한 인터넷 쇼핑몰에서 한화로 약 3만688원에 팔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글의 이미지 검색 애플리케이션(앱) 구글 렌즈로 블라우스를 검색해본 결과다. 중국 쇼핑몰에서는 같은 제품을 약 2만910원에 살 수 있다.

홍콩 인터넷 쇼핑몰 관계자는 RFA에 “사진상으로는 두 제품이 비슷하다”면서도 “김주애가 입은 블라우스 소재에 대한 정보가 없어 품질이나 원단 측면에서 정확한 품목임을 보장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제품을 북한으로 배송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여러 도매상으로부터 제품을 판매하는 소매점이기 때문에 블라우스 제조업체가 다른 매장을 통해 해당 제품을 판매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4일 제공한 사진에 김주애가 프랑스 명품 브랜드 ‘크리스찬 디올’의 재킷을 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주애 사진은 북한이 공식적으로 공개한 것으로 행보 하나하나에 눈길이 쏠린다. 김주애는 지난 13일과 앞선 3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를 참관할 때에는 1900달러(250만원)에 달하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크리스찬 디올’의 ‘키즈 후드 오리털 재킷’을 착용했다.

2019년 7월 2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참관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차고 있던 손목시계는 1000만원이 훌쩍 넘는 스위스산 제품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북한 수뇌부의 명품 사랑은 공공연히 포착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20년 1400만원대 스위스 IWC사의 ‘포르토피노 오토매틱’ 손목시계를 노출했다. 부인 리설주는 공개 석상에 수백만원대의 디올 핸드백과 티파니 목걸이를 착용하고 구찌와 베르사체 원피스를 입기도 했다.

김 위원장 부부에 이어 김주애까지 명품을 걸치고 등장하자 최근 북한 내부에서는 아사자가 나올 만큼 식량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수뇌부의 사치품 소비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주애가 비판을 의식해 검소한 옷차림을 보여준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김정은(왼쪽부터) 북한 국무위원장과 문재인 당시 대통령, 김정숙 여사, 리설주 여사가 2018년 9월 20일 삼지연초대소에서 산책을 하고 있다. 리설주 여사 손에 샤넬 가방이 들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민간 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의 조나단 코라도 정책 담당 국장은 ”유엔이 북한의 사치품 구매를 금지하고, 북한 당국이 서구 패션을 자본주의 쇠퇴의 상징으로 여기고 있는 상황에서 내외부에서 나온 비판의 목소리가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평범한 북한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지배계급의 이 같은 호화로운 지출 생활은 주민들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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