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인 바이오인프라는 오는 2월 말 코스닥시장 상장을 목표로 내달 중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지난해 11월 금융감독원에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한 지 두 달 만에 방향을 틀어 다시 IPO를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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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인프라는 원하는 기업가치와 시장 평가의 괴리로 상장을 철회했던 만큼, 이번에는 몸값을 낮춰 재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글로벌 약물설계 전문기업 보로노이도 지난해 3월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자들의 호응이 낮아 상장 절차를 중단했다. 하지만 석달 뒤 공모 가격을 낮춰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바 있다. 이번 공모에서는 이전처럼 1000억원대 기업가치를 고수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CRO 경쟁사이자 먼저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디티앤씨알오의 현재 시가총액이 610억원대에 그치고 있어서다.
연초 현대삼호중공업과 컬리 등 대어(大漁)들이 상장을 철회하며 공모주 시장이 급속도로 악화한 상황 속에서 재도전에 나선 것은 위기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수년간 바이오기업들이 특례상장 제도를 활용해 증시에 입성했지만, 시장의 눈높이를 충족하는 성과를 내지 못하자 한국거래소는 지난해부터 IPO 심사 잣대를 강화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상장한 바이오·제약 관련 기업수는 12개로 전년(21개)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바이오인프라 역시 이번에 상장을 못할 경우 한국거래소의 높아진 심사 문턱을 넘어서기 쉽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상장 기회를 놓치면 상장 예비 심사를 다시 받아야 하는 데다 바이오기업에 대한 거래소의 심사가 더 깐깐해진 점도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며 “원하는 기업가치보다 코스닥 입성을 우선순위로 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