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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래아 킴(REAH KEEM.25)이 뮤지션으로 정식 데뷔한다. 2020년 5월 인스타그램 계정을 연 후 이듬해인 2021년 1월 ‘CES 2021’ LG전자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지 정확히 1년 만이다.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래아를 주목하는 건 가수 윤종신이 직접 프로듀싱하는 프로젝트에 신인으로서 참여하기 때문이다. LG전자와 윤종신이 대표 프로듀서로 있는 미스틱스토리는 지난달 12월 이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미스틱스토리는 윤종신을 비롯해 하림·정인·홍자·민서·LUCY·Billlie 등 다양한 색깔의 아티스트들과 실력파 프로듀서 및 작가진이 소속된 종합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기업이다. 사실 지난 4일(현지시각) ‘CES 2022’에 앞서 공개한 ‘LG 월드 프리미어’ 영상에서 래아의 뮤직비디오의 일부가 공개되면서 뮤지션 데뷔는 예견됐던 사안이기도 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본인을 ‘싱어송라이터 겸 DJ’로 소개한 래아는 이미 1만4400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대표적 인플루언서로도 통한다.
래아의 데뷔가 화제가 된 건 사실 그는 실존 인물이 아닌 LG전자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구현한 가상인간(버추얼 휴먼)이란 점에서다. 모션 캡처 작업과 딥러닝 기술, 자연어 학습 등을 통해 목소리를 입히고 움직임을 구현했다. 23세로 설정된 래아(來兒)의 이름은 ‘미래에서 온 아이’라는 뜻이다.
래아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가상인간은 사생활 문제가 없을 뿐만 아니라 늙지도 않는 데다 체력적 한계가 없다. 미스틱스토리 소속 뮤지션이 됐음을 공개한 이날 처음으로 머리 모양을 바꾸는 등 변신도 자유자재다. 일각에선 그간 광고 모델 분야 등에서 영역을 넓혀 온 가상인간이 실제 연예인을 위협하며 업계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내놓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가상인간은 드라마·영화 등으로 발을 뻗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람들은 ‘가상’의 존재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한 점도 한몫하는 분위기다.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는 2020년 4월 게임 안에서 미국 힙합 가수 ‘트래비스 스캇’이 가상 캐릭터로 등장하는 콘서트를 열어 오프라인 콘서트의 10배에 육박하는 약 215억원의 총 매출을 기록했다. 작년 10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넷마블에프앤씨 자회사인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가 협력에 만든 가상 아이돌 그룹, AI 그래픽 전문기업 펄스나인이 내놓은 ‘이터니티’라는 5인조 여성 가상 아이돌 그룹 등도 대표적이다. 신한라이프 광고 모델로 유명세를 탄 로지를 개발한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는 남성 3인조 가상인간 아이돌을 준비 중이다. 게임사 스마일게이트는 가상현실(VR) 게임 포커스온유의 캐릭터 한유아의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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