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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위로 떠오른 새누리 朴心 마케팅 논란

김정남 기자I 2014.02.10 17:19:10

이혜훈 "박심 마케팅 논란, 지방선거 필패 부를 것"
흥행전략 중 일부 진단‥대통령에게 부담 관측도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최근 6·4 지방선거에 거론되는 후보와 관련해 익명 코멘트의 방패 뒤에 숨어 ‘청와대가 민다’ ‘친박 주류가 민다’ 등 소위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의중) 마케팅’을 조장하는 사례가 있다.”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 서울시장 후보 출마를 선언한 이혜훈 최고위원은 마이크를 잡자마자 작심한듯 ‘박심’ 논란을 거론했다. 회의장 내부는 잠시 술렁였다. 당 물밑에서 오가던 박심이란 단어가 공개석상에 사실상 처음 나왔기 때문이다.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 사진=연합뉴스
이 최고위원은 “만약 이들의 주장이 맞다면 박근혜 대통령은 선거중립 의무를 위반하는 공직자는 엄단하겠다고 공표해놓고 뒤로는 자기 입맛에 맞는 후보를 낙점한다는 얘기”라면서 “친이·친박 계파갈등을 부추겨 당의 분열을 자초하고 지방선거 필패를 부르는 해당행위자들”이라고 맹비판했다.

그의 이날 발언은 당 친박 핵심인사들이 김황식 전 국무총리를 서울시장 후보로 밀고 있다는 당내 소문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의 독대에서도 이같은 우려를 강하게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비공개 최고위에서는 이에 대한 당 지도부 사이의 언급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 관계자는 “친이·친박 등 당내 계파는 실체가 없지 않느냐”고 했다. 하지만 황 대표는 최고위 직후 열린 사무처 월례조회에서 논란을 의식한듯 재차 박심 논란에 선을 그었다. “정치공학적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선거는 그것에 의해 결정되는 게 아니다”라는 것이다.

박심 논란은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과 여당의 텃밭인 영남 쪽에서 주로 나온다. 논란의 시발점은 부산이었다. 부산시장 출마를 선언한 서병수 의원이 지난달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의 의중이 자신에게 있다는 식의 발언을 했고, 이에 또다른 후보군인 박민식 의원이 반발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지난달 인도·스위스 국빈방문에 이학재·정갑윤 의원을 데리고 간 것을 두고도 박심 논란이 일었다. 두 의원은 각각 인천시장과 울산시장 출마를 준비 중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같은 박심 논란은 결국 당의 선거전략 중 하나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희웅 민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은 “특정인을 위해 경선 룰을 인위적으로 바꾸는 등의 일이 실제 있다면 계파갈등을 강화시키는 쪽으로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겠지만, 그게 소문에 그친다면 오히려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대중의 시선을 끄는 전략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여권 한 관계자 역시 “지방선거 당사자들은 최근 박심 논란에 민감할 수 있지만 당 차원에서 보면 경선흥행의 차원에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는 정작 박 대통령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친박들은 유독 박 대통령을 선거에 더 활용하려고 하는 것 같다”면서 “이는 박 대통령의 의중으로 보여지지도 않을 뿐더러 오히려 짐만 더 지우는 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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