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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인 대통령실 사이버 특별보좌관(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명예교수)은 19일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스마트폰은 위치 추적이나 감청 우려가 있어 (헤즈볼라) 고위층을 제외한 일반 전투원들은 무선호출기를 주로 활용한다”며 이같은 주장을 펼쳤다. 헤즈볼라는 레바논에서 활동 중인 친이란 무장단체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레바논에서는 헤즈볼라 조직원들이 통신기기로 활용 중이던 무선호출기가 동시다발로 폭발하면서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폭발한 무선호출기 표면에는 대만 기업인 ‘골드아폴로’의 브랜드 상표가 붙어 있었는데, 골드아폴로 측은 사고 직후 성명을 통해 본사는 사고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미국 CNN 등 외신과 레바논 정부 등은 이번 테러의 배후에 이스라엘 정부와 정보기관 모사드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임 특보는 이번 테러를 공급망 공격의 한 사례로 봤다. 그는 “모사드 등 소속 요원이 무선호출기 생산 라인에 침투해 제조 과정에서 소량의 폭약을 넣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공급망 과정에서 내부자를 매수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격으로 무선호출기에 신호를 보내 발열 장치를 마비시키는 등 행위로 대규모 폭파를 유도하는 식인데, 납품되는 무선호출기 물량 가운데 이번에 터지지 않은 제품을 분해해보면 어떤 식으로 공격했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임 특보는 “다만 (매수된) 내부자는 이미 잠적했을 가능성이 높다. 공모 대가를 비트코인으로 받았다면 관련된 흔적을 찾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임 특보는 “문제는 이스라엘(추정)이 무차별적으로 민간인을 공격했다는 점”이라며 “이는 국제인도법과 전쟁법을 어긴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스라엘이 사건의 배후임을 시인하지 않을 것이므로 배후가 끝까지 밝혀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이스라엘 정보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골드아폴로가 삐삐를 위탁 생산한 헝가리 업체 ‘BAC’의 운영 주체가 이스라엘이라고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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