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시절 회담 앞두고 열린 모의회담서 대역 맡아
중앙정보부 북한처장 등 역임·30년 넘게 北 연구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기 앞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대역으로 나서 모의회담을 준비했던 김달술 전 통일부 남북회담본부 상임연구위원이 7일 새벽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90세.
|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전 모의회담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가게무샤(대역)’로 나서는 등 한평생 대북 분야에 종사해왔던 김달술 전 통일부 남북회담본부 상임연구위원(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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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은 중앙정보부 북한처장과 통일부 남북대화사무국장을 역임하며 30년 넘게 북한 최고지도자들의 심리를 연구해왔다. 서울대 문리대를 졸업한 뒤 당시 중앙정보부(국가정보원의 전신)에 들어가면서 대북문제에 관여했으며, 1972∼1978년 남북적십자회담 대표 겸 남북회담 사무국장, 1992∼1996년 남북회담사무국 상임연구위원 등을 지냈다.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실시한 모의회담에서는 김정일 대역을 맡아 가상 상황에 대비하는 훈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이때 북한 김용순 대남담당비서 역할을 맡았다.
고인은 이를 위해 북한 신문과 텔레비전을 보면서 김 위원장의 일거수일투족을 분석하고 똑같이 연기하는 훈련을 해왔고, 각종 남북 간 현안에 대한 북한의 입장도 연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족은 부인 박영순씨와 김훈(강원대 교수)·김엽·김국경씨 등 2남 1녀, 사위 박용일(플러스허브 대표)씨, 며느리 서영주(강원도 여성특별보좌관)·김성란씨가 있다.
빈소는 분당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3층 12호실에 마련했지만, 유족들은 “조문은 정중히 사양한다”고 밝혔다. 발인은 9일 오전 8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