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시가 임박한 새 차 ‘토레스’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에다 재매각 끝에 새 주인을 찾은 스토리 등을 감안하면 채권단과의 소통이 이전과는 다르게 전개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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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회생법원 회생1부(서경환 법원장, 이동식 부장판사)는 쌍용차 최종 인수 예정자로 KG그룹 컨소시엄을 선정하고 투자계약 체결을 허가한다고 28일 밝혔다. 쌍용차와 KG그룹의 투자계약은 내달 초 체결될 예정이다. KG그룹 컨소시엄은 투자계약 체결 이후 부채 상환과 운영 계획 등을 담은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번 매각은 조건부 인수자로 KG그룹으로 선정한 뒤 추가 인수 의향자와 공개 입찰을 추가로 시행하는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진행됐다.
회생법원은 인수대금 규모나 자금 조달 확실성, 인수자의 재무건전성 등의 요소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 KG컨소시엄 내용보다 불리한 것으로 평가하고 KG컨소시엄을 최종 인수 예정자로 선정했다.
재매각 끝에 쌍용차 새 주인을 찾았지만 아직 끝난 것은 아니라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인수 이후 갚아야 하는 부채를 두고 채권자들의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회생 계획안 제출을 위해서는 채권자 상환 방식을 결정한 뒤 채권자들의 동의서를 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세부사항 조율을 두고 채권단과의 논의가 매각 마침표를 찍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앞서 쌍용차 인수자로 선정됐던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10% 계약금까지 지불하며 인수에 가까워지는 듯했다. 그러나 채권단의 거센 저항을 넘지 못했다. 당시 에디슨모터스는 채권자에게 채무 중 현금으로 1.75%만 갚고 나머지는 채권단에 출자전환을 요구하면서 채권단과 난항을 거듭했다. 급기야 쌍용차 협력사들이 ‘인수자를 교체해달라’는 의견서를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하며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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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상황을 경험한 만큼 이번 협상에서는 탄력적인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4월 340여개 협력사로 구성된 쌍용차상거래채권단이 법원에 쌍용차의 재매각 촉구 탄원을 제출하는 등 상장폐지와 청산 절차를 막기 위해 노력해온 만큼 보다 긍정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KG그룹이 제시한 쌍용차 인수금액이 에디슨모터스 때보다 높아진 점도 주목할 요소다. 채권단에 돌아갈 현금이 늘어난 상황에서 협상의 여지가 넓어졌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특히 주요 상거래채권단인 효림이 KG그룹 컨소시엄에 참여한 점도 논의 과정에 영향을 미칠 포인트로 꼽힌다.
KG그룹도 채권변제율 조정을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G그룹은 에디슨모터스가 제시한 채권변제율(1.75%)보다 높은 채권변제율을 고려 중으로 알려졌다.
2주 만에 사전계약 대수 2만대를 넘어서며 기대감을 모으고 있는 신차 ‘토레스’의 역할도 중요하다. 사전계약 열기를 발판 삼아 판매 호조로 끌고 갈 수 있다면 실적 개선과 더불어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주식 출자전환이 유리하다고 판단할 경우 채권변제율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