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새 수장을 맞은 현대중공업(009540)이 모처럼 반등에 나섰다. 업황의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신임 사장이 조직을 정비하고 경영을 정상화할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기대가 나오는 덕분이다.
1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전일 대비 2.17%(3000원) 오른 14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중공업은 이달 들어 1일 소폭 상승한 뒤 제자리에 머물거나 하락을 기록했으며, 이날 처음으로 상승으로 마감했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최근 무너진 노사 관계 때문에 주가가 더 힘을 쓰지 못했다. 현재 현대중공업 노사는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갈등이 빚어지며 파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신임 권오갑 사장이 현대중공업이 처한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특히 권 사장은 그룹의 대주주인 정몽준 전 의원의 신임이 두텁다고 알려진 만큼 그룹 내 존재감이 크다. 노사문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해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또한 현대오일뱅크를 4년 동안 정유업계 1위를 지키는 튼튼한 기업으로 키워냈다. 무엇보다 정유 업황이 어려워진 올 상반기 현대오일뱅크만이 흑자를 거두는 성과를 냈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2분기 대규모 손실을 낸 현대중공업의 경영 효율화를 이뤄낼 수 있다는 기대 덕분이다.
다만 업황이 여전히 부진한 것이 문제다. 8월 조선시장 주요 업황 지표는 여전히 부진했다. 신조선 수주량은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집계됐고 국내 조선사들이 해외에서 의미 있는 수주를 기록하지도 못했다.
현재 현대중공업에 대한 기대는 주가와 실적이 바닥을 지나고 있다는 것뿐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7% 이하까지 하락하며 역사적 최저를 기록하고 있어 밸류에이션 매력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게다가 지표 부진 등 업황을 보면 하반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도 크지 않다. 저수익 프로젝트의 기간이 길고 조선과 해양 수주는 여전히 부진하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신임 사장이 노사와 임단협 타결 등 성과를 보여줘야만 현대중공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파업 리스크가 해결되면 2015년 업황 회복을 앞두고 역량을 수주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형모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업 리스크가 있을 수 있지만 임단협만 타결되면 추가 하락 위험은 제한적”이라며 “다양한 수주 가능 프로젝트를 보유하고 있어 수주 목표 달성이 가능한 유일한 조선소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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