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고 나니 폰에 광고가"..엿들은 시리? 애플 입장은

임유경 기자I 2025.01.08 11:25:29

美 관련 집단소송 합의로 오해 커지자 해명 나서
"합의는 그레이딩 우려 때문…2019년 즉시 중단""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아이폰 등에 탑재된 음서 비서 서비스 ‘시리(Siri)’가 사용자 개인정보를 무단 수집해 광고에 활용했다는 의혹에 애플이 “시리 데이터는 마케팅 프로파일 구축을 위해 사용된 바가 전혀 없으며, 어떠한 목적으로도 결코 타인에게 판매된 적도 없다”고 일축했다.

8일 애플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애플 시리는 설계 초기부터 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보호하도록 설계됐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애플은 또 애플이 소송에서 합의서를 제출한 것이 의혹을 인정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애플은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애플은 시리 녹음 내용을 사용자 타깃 광고에 활용한다는 주장에 대해 부인해 왔다”며 “해당 소송이나 다른 어떤 곳에서도 애플이 시리 녹음 내용을 사용해 사용자에게 타깃 광고를 제공한다는 증거는 없다”고 강조했다.

애플은 지난 2일 시리가 사용자 몰래 개인정보를 수집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제기된 미국 내 집단 소송에서 소비자들에게 총 9500만 달러(약 1400억 원)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해당 소송에서 소송 청구인들은 시리가 음성 호출 없이 의도치 않게 활성화돼 사적인 대화를 녹음하고, 이 데이터를 광고주를 포함한 제3자에게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에어 조던’ 운동화나 ‘올리브 가든’ 레스토랑에 대한 대화를 나눈 뒤 관련 광고가 게재됐다는 사례가 제기됐다.

소송 청구인들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합의서를 제출한 이유에 대해 애플은 “2019년 당시 이미 해소한 3자 그레이딩(grading)에 대한 우려에서 벗어나기 위해 본 사건을 합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레이딩은 애플이 시리의 품질을 평가하는 과정 중 일부였는데, 당시 시리의 녹음 내용을 청취하는 방식에 우려가 제기되면서 중단됐다.

한편, 한국 정부도 ‘시리 엿듣기 의혹’에 대한 국내 이용자들의 불안이 커지자 사실 관계 파악에 나섰다. 개인정보위 관계자는 “시리의 개인정보처리 방침, 기기 안에서 정보가 처리되는 프로세스 등을 살펴볼 예정이며 필요 시 애플에 자료를 요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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