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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지난 2월20일 오후 9시50분쯤 전북 정읍의 한 요양병원에서 자고 있던 80대 B씨를 압박붕대로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는 알츠하이머 환자로 입원 중이었다.
그는 같은 병실에 있던 B씨가 코를 골자 시끄럽다는 이유로 격분한 나머지 이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 측 변호인은 A씨가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는 ‘심신상실’과 그러한 능력이 미약했다는 ‘심신미약’을 동시에 주장했다.
하지만 배심원단 7명은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을 내리고 ‘심신미약’만 인정했다. 배심원 7명 중 4명은 징역 7년, 2명은 징역 5년, 1명은 징역 8년 의견을 냈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의 언동과 관련자들 진술 내용을 종합해 보면 사건 당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을 상실한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치매와 피해망상으로 심신이 미약한 상태였다는 점은 인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는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고통받다가 목숨을 잃었고, 피고인은 피해 보상을 위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다”면서 “피고인이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한 점, 벌금형 외에 형사 처벌 전력이 없는 점과 배심원단의 양형 의견을 존중해 형을 정했다”라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한편 국민참여재판은 만 20세 이상 국민 가운데 무작위로 선정된 배심원단이 유무죄를 판단하는 형식으로, 이들이 적정한 형량도 논의해 재판부에 권고하는 제도다. 다만 법관이 배심원 의견대로 판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 제도는 국민의 상식을 반영해 재판에 대한 신뢰를 높이려는 취지로 지난 2008년 1월부터 시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