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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가은 기자]국내 1세대 토종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이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공지능(AI)·클라우드를 중심으로 기존 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핀테크·커머스·헬스케어 등 신사업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글로벌 시장 진출 움직임도 활발하다.
1세대 SW 주요기업인 한글과컴퓨터, 더존비즈온, 티맥스소프트는 각자 다른 미래 전략을 구사 중이다. 한컴의 주요 전략 키워드는 AI와 클라우드다.
그간 설치형으로 제공했던 오피스 SW 제품을 클라우드 기반 구독형 서비스로 전환해 공공·교육 등 분야로 확산하는 게 첫 단계다. 생성형 AI 기술 접목은 투트랙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국내 시장에는 오는 24일 공개 예정인 네이버의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를, 글로벌향 서비스의 경우 ‘챗GPT’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발판도 마련 중이다. 향후 설립 예정인 신규 법인 ‘한컴 AI 웹에디터’를 필두로 글로벌 클라우드 환경에 맞는 AI 기반 웹에디터 제품 공급에 나서는 한편, 앞서 싱가포르에 설립한 글로벌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사업 거점 ‘한컴얼라이언스’로 유럽 및 아시아 지역 내 API, SDK 분야 기업 투자를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중소·중견기업에서 축적한 데이터 경쟁력을 앞세운 더존비즈온은 전사적자원관리(ERP)를 넘어 금융·의료로 사업 영역을 확대 중이다. 금융을 공략할 무기는 매출채권유동화 서비스 ‘황금두꺼비’다.
회계·ERP 영역에서 확보한 280만개 중소·중견기업 데이터 기반 신용평가모형으로 기업 신용도를 평가하고, 판매 기업으로부터 채권을 양도해 대금을 즉시 현금화해주는 서비스다. 여기에 삼성서울병원 데이터를 활용, AI·머신러닝(ML)을 통해 발병 확률을 예측하거나 처방하는 ‘케어 네트워크’도 구축 중이다.
티맥스소프트 또한 클라우드 중심 체질 개선 작업이 한창이다.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 ‘제우스’, 메인프레임 현대화 플랫폼 ‘오픈프레임’, 통합 미들웨어 플랫폼 ‘슈퍼프레임·하이퍼프레임’ 등 핵심 제품을 SaaS화해 클라우드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확대하는 점이 골자다. 글로벌 공략을 위해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업 체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SW 기업들이 추진 중인 계획은 하반기에 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3사 모두 2분기에 호실적을 기록,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전망인 만큼 관련 투자가 더 확대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앞서 한컴, 더존비즈온, 티맥스소프트는 2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33.6%, 35.7%, 25.2% 증가했다고 밝혔다.
SW 업계 관계자는 “AI와 기존 솔루션의 결합, 클라우드 제품 고도화는 국내 SW업계 성장을 이끌 핵심 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