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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부터 예약주문 사이트를 오픈한 모델3는 첫날에 18만5000여대, 3일만인 지난 2일 27만6000대의 사전계약을 받았다. 전 세계 49개국 온·오프라인을 통한 모델3에 대한 사전계약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인 닛산의 리프가 지난 2010년 세계 최초의 상용 전기차로 출시된 후 6년 동안 20만여대가 판매된 것에 비교하면 모델3의 돌풍은 가히 폭발적이라고 할 수 있다.
당장 차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예약을 위해서는 1000달러를 예치해야 하지만 모델3는 미국기준으로 2017년 하반기에나 생산돼 인도될 예정이다. 미국 외 국가에서는 이보다 더 늦은 2018년 이후에야 모델3의 출시 일정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테슬라의 현재 생산량은 연간 5만대 수준으로 2019년에야 증산에 들어가 2020년부터 50만대 생산이 가능하게 된다. 모델3가 출시됐어도 생산량 한계 때문에 실제 인도받는 시기는 더 늦어질 수 있다. 2년을 넘게 기다려야 하는 전기차 모델3에 전 세계 소비자들이 줄을 서고 있는 것이다.
모델3가 이처럼 돌풍을 일으키는 이유는 우선 테슬라가 ‘살 수 있는 가격’으로 차를 내놨기 때문이다. 테슬라 전기차의 혁신성에 대해서 전 세계 소비자들이 이미 공감하고 있지만 ‘내차’로 만들기에 가격에 부담이 있었다. 중현세단 모델S는 7만달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모델X는 8만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보급형으로 내놓은 모델3는 3만5000달러로 모델S의 반값이다. 경쟁모델인 BMW i3(4만2000달러)보다도 저렴하다. 미국 연방 정부가 전기차에 지원하는 7500달러 보조금을 받으면 실제 구매가는 2만7500달러로 낮아진다. 한국을 기준으로 하면 차값은 약 4025만원이고, 정부(1200만원)와 지자체(300만~800만원) 보조금을 받으면 200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값만 싼 것이 아니다. 모델3의 완충시 주행거리는 215마일(약 344km)로 BMWi3(250km) 등 기존에 나왔던 경쟁차들의 200km대를 훌쩍 뛰어넘었다. 테슬라의 모델S(400km)와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제로백)도 6초로 기존 전기차와는 월등한 주행성능을 구현했다. 또 배터리가 섀시 바닥에 깔려 무게중심이 한층 아래로 잡혔다. 이를 통해 더욱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도 모델3를 주목하게 한다. 공기 저항을 제거하기 위해 전면부에 그릴을 없애고 대형터치스크린 기반의 실내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모델3의 판매가 10만대 정도면 성공적일 것이라는 판단이었지만 이미 이를 훌쩍 뒤어넘은 성과를 올렸다. 남은 과제는 주문량을 테슬라가 감당할 수 있느냐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모터스 회장은 트위터를 통해 “예약주문이 19만8000대를 넘어서면서 대기 시간이 빠르게 길어지고 있다”며 “생산계획을 다시 짜야 할 필요가 있다”는 고민을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