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 | 이 기사는 12월 30일 18시 26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이데일리 권소현 문정현 기자] 정부의 내년도 국고채 발행계획이 시장 예상수준에 그쳤다. 36조원 순발행으로 올해보다 6조9000억원 정도 늘어나는 수준이다. 지표물 이상 급등 현상과 관련해 관심을 모았던 3년물 발행 비중도 올해와 같이 유지됐다.
시장 참가자들은 물량 부담이 다소 늘어나긴 해도 예상했던 수준을 벗어나지 않은 만큼 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국고채 발행계획이라는 한 고비를 넘겼지만, 자본유출입 추가 규제와 달러-원환율 하락, 기준금리 정상화 등 내년 시장은 `산 넘어 산`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국채발행계획 예상했던 수준"
30일 기획재정부는 내년 82조4000억원어치 국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상환 규모는 46조3000억원, 순증 규모는 36조1000억원이다. 순증 규모는 올해 29조2000억원에 6조9000억원 가량 늘어난다.
만기별 발행 목표 비중은 3년물이 20~30%로 올해과 같았다. 5년물은 30~40%로 올해 35~40%보다 하단이 줄었고 10년물은 25~35%로 올해에 비해 최소 비중이 늘었다. 20년물은 5~15%로 변화없다. 또 안정적인 국고채 발행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월별 균등발행 기조 강화 ▲초과발행 지양 ▲선물 바스켓에 포함된 3년물 발행비중의 탄력적인 조정 등을 실시키로 했다.
아울러 국채 발행한도를 총액에서 순증 개념으로 바꾸기 위해 규정 변경을 추진키로 했다. 기존 총액 방식은 단기채 발행 도입에 걸림돌이 될 뿐만 아니라 재발행 등 유통시장 안정을 위한 수단을 원활하게 사용할 수 없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시장참가자들은 예상을 벗어나지 않은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은행의 한 채권운용역은 "10년물이 생각보다 줄지 않았지만 교환종목과 물량이 12월과 같아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며 "발행한도를 순증 개념으로 변경한다는 것은 수급 조절을 위한 채권 발행을 가능케 하겠다는 것인데, 유통시장 안정 의지를 반영한 듯하다"고 평가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운용역은 "국채선물 바스켓 종목의 최소 발행잔액이 10조원은 넘어야 하는데 10-2호 발행시 이를 너무 간과했었다"며 "앞으로 특정종목 스퀴즈는 나타나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밝혔다.
◇ "연초부터 곳곳에 악재 잠복중"
내년 국채 발행계획이 공개되고 불확실성이 제거됐지만 내년 채권시장 전망은 그다지 좋지 않다. 시장참가자들은 이미 환율이나 외국인 채권투자와 같은 외부 변수에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다른 은행의 한 채권운용역은 "내년 발행물량이 예상에서 벗어나진 않았지만 외국인 매수세가 줄어들고 있다는 게 부담"이라며 "내년초 선물환포지션 추가 규제가 나올 수 있는데 향후 외국인 매수세에 어떻게 영향을 줄 지 관심이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29일 "오는 1월9일 이후 시장 상황에 따라 선물환포지션 한도를 축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국과 시장에서는 외은지점과 국내은행의 포지션 한도가 각각 200%, 40%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의 국내 채권·주식 투자 규모는 유입초 규모가 전월 74억5000만달러에서 34억900만달러로 감소했다. 채권 과세와 은행세 도입, 선물환포지션 조정 가능성 등 잇따른 조치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판단된다.
이 운용역은 "최근 환율 하락세에 따른 외국인 차익실현 가능성, 내년 기준금리 정상화 등을 생각하면 채권시장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며 "그동안 3년물 금리가 기준금리와 간격이 평균 80bp 가량 났었는데 아무래도 더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