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주주인 신준호(68) 회장이 사돈이 경영하던 부산의 주류 회사인 대선주조를 사고파는 과정에서 분식회계를 한 혐의로 검찰이 압수수색에 나섰다. 검찰은 29일 서울 문래동 푸르밀 본사와 서울 평창동 신 회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에는 신 회장이 대선주조를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시원네트웍스 서울 사무실도 포함됐다.
`푸르밀`은 지난 2007년 롯데햄·우유에서 분할 독립한 후, 올 초 `푸르밀`로 사명을 변경했다. 홀로서기에 나선 푸르밀은 우유사업 뿐 아니라 유산균 음료, 컵 커피 등 음료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해왔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독립 후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푸르밀측은 이번 사태에 대해 "회사 입장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지금으로선 어떠한 대답도 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날 신 회장은 회사에 출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주조 측은 "이번 검찰 수사는 대선주조와 별개의 문제"라며 "지난 2007년 11월 최대주주였던 신준호 회장이 대선주조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 회장이 대선주조를 매각한 이후 경영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준호 푸르밀 회장은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막내 동생이다. 신 회장은 지난 2006년까지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햄·우유의 부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푸르밀은 전문경영인인 남우식 대표가 일상적인 업무를 맡고 있지만, 중요한 사항은 신 회장이 직접 결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주조의 최병석 전 회장과는 사돈간으로, 2004년 무학이 대선주조에 대해 적대적 인수합병을 시도할 때 백기사로 나서며 대선의 최대주주가 됐다. 이후 신 회장은 대선주조의 67.29%의 지분을 보유하고 둘째 아들인 신동환씨 14.28%, 며느리인 최윤숙씨가 7.45%를 보유하면서 사실상 대선주조의 주인이 됐다.
이후 2007년 11월 사모펀드인 코너스톤 에쿼티파트너스와 함께 시원네트웍스라는 회사를 설립해 대선주조를 3600억원에 매각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2000억~2500억원 상당의 차익을 얻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대선주조 지분을 확보한 후 분식 회계를 통해 기업가치를 부풀렸을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또한 주식 인수 과정에서 개인 비자금이나 푸르밀 회사자금이 동원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