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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월 만에 안보실장 전격 교체
윤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하며 안보 라인 개편을 검토하기 시작했고, 지난주 여름 휴가를 보내면서 결심을 굳힌 걸로 알려졌다. 이후 대통령실에서도 일부만 인사 내용을 알 정도로 보안이 강하게 유지됐다. 특히 장 특보와 신 내정자는 각각 취임 8개월, 10개월 만에 새로운 자리로 옮기게 됐다는 점에서도 이번 인사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안보실장 인선에서 눈여겨 볼 점은 앞서 윤 대통령이 임명한 전임 안보실장(김성한·조태용·장호진)이 국제정치학자나 외교관 출신이었지만 신 내정자는 육군 3성 장군 출신이라는 점이다.
윤석열 정부 전반기엔 한미 관계 복원 등 외교적 성과를 내는 데 대외정책 초점을 맞췄다면 중동 분쟁·우크라이나 전쟁이나 북러 군사협력 강화, 남북 관계 악화 등 대외 불활실성을 고려해 집권 후반기엔 안보 전문가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게 대통령실 판단이다. 신 내정자는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 중단을 주도하는 등 정부 내 대북 강경파로 꼽힌다.
대통령실은 역시 군(軍)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 후반기 대외정책을 총괄했던 김관진 전 안보실장을 모델로 삼고 있는 걸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장호진 ‘문책론’은 경계
대통령실은 안보실장 교체가 문책 인사로 해석되는 것은 경계하고 있다. 워싱턴 선언이나 캠프 데이비드 협정 등 윤석열 정부에서 장 특보가 이뤄낸 성과를 보면 문책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대통령실은 외교안보특보 역시 한직이 아닌 요직이라고 강조한다. 장 특보는 미국 대선 대응이나 원전·방산 등 일선 부처에서 대응하기 힘든 현안 대응과 외교·안보 전략과제를 맡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도 장 내정자 인선을 발표하며 “우리 정부에서 초대 러시아 대사와 외교부 1차관, 안보실장을 연이어 맡아 다양한 외교적 성과를 이끌어내 왔듯 계속해서 국제정세와 외교안보 정책에 관해 대통령을 보좌할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용현 후보자에 대해선 ‘올 사람이 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 후보자 역시 육군 3성 장군 출신으로 수도방위사령관·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 등 군내 요직을 거쳤다. 윤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인 그는 지난 대선 초반서부터 윤 대통령의 외교·안보 공약 마련을 도왔다. 윤 정부가 출범한 후엔 경호처장으로서 지근에서 윤 대통령을 보좌했다.
김 후보자는 “제가 국방장관으로 임명된다면 통수권자이신 대통령의 뜻을 받들어 강력한 힘을 기초로 한 확고한 안보태세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김 후보자 후임 경호처장도 조만간 인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