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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회의는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학설립·운영규정’, 이른바 4대 요건에 대한 개정 중단을 요구했다. 이들은 “(4대 요건은) 사학의 질적 수준을 보장하고 법인의 전횡을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장관이 바뀐 이후 장관이 부실한 일부 사학의 대리인이 돼 대학을 망치기로 작정하지 않았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4대 요건은 교지·교사·교원·수익용 기본재산 등 대학이 갖춰야 할 조건을 의미한다. 대학들은 4대 요건이 개혁을 방해하고 있다며 규제 완화를 요구했다. 이에 교육부는 ‘대학설립·운영규정’ 전부개정령안을 오는 13일까지 입법 예고한 바 있다. 개정령안은 겸·초빙교원 확보 기준 완화, 교사(시설·건물) 기준 면적 완화 등을 담고 있다. 예를 들어 교사 기준 면적 완화가 이뤄진다면 대학은 남은 부지에 수익용 사업장을 운용할 수 있게 된다.
연대회의는 4대 요건 완화는 교육기관이 지켜야 할 최소한마저 지키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4대 요건 기준을 대폭 낮춰서 대학의 질적 수준을 떨어뜨리고, 그렇게 해서 챙진 돈을 사학법인이 챙기려고 하는 것”이라며 “이대로 개정되면 강의실과 술집이 한 건물에 공존하는 전대미문의 희한한 대학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4대 요건 완화가 아닌 대학 경쟁력 강화를 통해 대학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대회의는 “교육부가 추진해야 할 대학정책은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되어야 한다”며 “우수한 교수의 충원, 교육시설의 확충, 학문의 자율성 보장, 대학의 특성화 추진, 지역 대학에 대한 정상적인 지원이 바로 그것”이라고 설명했다.
연대회의는 4대 요건 완화로 수도권 집중화 현상과 인기학과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본 개정안은 대학이 직면한 위기를 더욱 악화시키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며 “수도권 대학으로의 집중, 인기학과로의 쏠림을 조장해 몇 년 내로 대학은 구조조정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황폐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대회의는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 전국교수노동조합,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 전국국공립대학교수노동조합,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한국사립대학교수노동조합으로 구성된 단체이다. 이들은 교육부가 개정안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추후 추가적인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