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오쇼핑 'CJ온스타일'로 변경…모바일 중심 '라이브 취향 쇼핑'

유현욱 기자I 2021.04.28 15:00:00

1995년 개국 국내 최초 홈쇼핑의 모바일 출사표
빅 블러 가속화…"변화에 뒤쳐지면 1등 업체도 끝"
패션·리빙·뷰티 등 3대 카테고리 전문몰로 특화
모든 라이프스타일 깨운다(ON)는 의미 담은 작명

[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CJ ENM 커머스 부문이 다음달 10일부터 TV홈쇼핑(CJ오쇼핑), 인터넷쇼핑몰(CJmall), T커머스(CJ오쇼핑플러스)가 각각 사용해오던 브랜드를 ‘CJ온스타일’로 통합한다. 통합 브랜드명인 CJ온스타일(CJ ONSTYLE)은 ‘모든 라이프스타일(STYLE)을 깨운다(ON)’는 뜻을 담고 있다. 메인 브랜드 컬러는 쇼핑에 영감을 주는 ‘인스파이어링 퍼플’로 정했다.

허민호 CJ온스타일 대표이사는 28일 열린 CJ온스타일 론칭 미디어 온라인 설명회에서 “TV와 모바일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미디어 환경에 발맞춰 ‘모바일 퍼스트’ 전략으로 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자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안목 있는 상품과 브랜드로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찾아주고, 최적의 라이프스타일을 기획해 고객이 합리적인 취향 소비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허민호 CJ온스타일 대표이사가 28일 열린 ‘CJ온스타일 론칭 미디어 온라인 설명회’에서 신규 네이밍과 향후 운영전략 등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CJ오쇼핑)


◇ TV서 모바일로 사업 중심축 대전환

CJ오쇼핑은 CJ온스타일 출범을 통해 사업의 기반을 TV홈쇼핑에서 모바일로 옮기고, 고객의 눈높이에 꼭 맞는 상품을 큐레이션(선별) 해주는 ‘라이브 취향 쇼핑’ 사업자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CJ오쇼핑은 1995년 국내 최초 개국한 TV홈쇼핑 채널인 HSTV(이듬해 39쇼핑으로 채널명 변경)를 전신으로 한다. 2000년 CJ그룹(제일제당) 품에 안긴 후 CJ39쇼핑, CJ홈쇼핑 등을 거쳐 2009년부터 CJ오쇼핑이란 채널명으로 고객들과 만나고 있다. 2018년 CJ ENM 법인 통합 후에도 현재의 이름을 유지했으나 3년여 만에 새 옷을 입게 됐다.

이는 업권 간 공고했던 구분이 흐릿해져 가는 ‘빅 블러’(Big Blur)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TV홈쇼핑은 모바일 중심의 라이브커머스에 우월적 지위를 공격받는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의 조류를 피할 순 없으니 차라리 올라타겠다는 게 CJ온스타일의 구상으로 보인다. 허 대표는 이날 “라이브커머스 최강자가 되겠다”며 야심을 숨기지 않았다.

CJ온스타일은 모바일 앱 메뉴에 ‘라이브’ 탭을 신설한다. 홈쇼핑, T커머스, 라이브커머스뿐 아니라 인플루언서 커머스 채널(픽더셀) 방송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멀티 라이브’ 기능도 들어간다. TV홈쇼핑 화면에서도 모바일 앱 화면을 노출시켜 TV와 모바일의 채널 경계를 넘나드는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라이브커머스의 원조인 TV 홈쇼핑 사업자로서 그동안 쌓아온 방송 노하우와 플랫폼 역량을 총동원해 모바일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라며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라이브커머스와 인플루언서 커머스는 상품 카테고리와 종류를 대폭 확대한다”고 설명했다.

허민호 CJ온스타일 대표이사
◇ 패션 리빙 뷰티 3대 전문몰로 특화

핵심 타깃은 ‘밀레니얼 맘’과 ‘X세대’에 해당하는 35세~54세 여성 고객이다. CJ온스타일은 안목 있는 상품과 브랜드로 고객의 취향을 완성시켜 ‘최적의 라이프스타일을 기획하는 회사’가 되는 게 목표다. TV홈쇼핑 1위 사업자로서 쌓아온 상품 소싱 역량과 신뢰도 있는 서비스를 바탕으로, 단순히 상품 판매를 넘어 고객의 취향을 충족시키는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겠다는 것이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기존의 유통 패러다임은 가격과 속도 경쟁으로 출혈경쟁이 불가피한 레드오션이 된 지 오래”라며 “CJ온스타일은 ‘라이프스타일 제안’이라는 새로운 화두 아래 성숙기에 접어든 TV 홈쇼핑 시장을 넘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것”이라고 했다.

라이프스타일 제안의 선봉에는 패션(셀렙샵)·리빙(올리브마켓)·뷰티(더뷰티) 3대 카테고리 전문몰이 선다. 종합몰에서 다루기 어려운 취향 상품과 브랜드를 각 전문몰 특성에 맞춰 편집샵 형태로 풀어낼 계획이다. 그동안 TV홈쇼핑에서 운영하는 온라인쇼핑몰은 TV홈쇼핑 상품을 온라인을 통해 구입할 수 있게 해주는 보조채널의 성격이었다. 앞으로는 이들 전문몰을 중심으로 상품을 재편하고, 각각의 독립적인 경쟁력 높여 모바일이 회사의 핵심축이 되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세심한 관리로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큐레이션 서비스도 강화된다. 모바일 앱 하단 중앙에 위치한 원형의 런처(launcher) 아이콘을 클릭하면 개별 고객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정보가 실시간 피드(feed) 형태로 제공된다. 쿠폰 혜택과 적립금, 상품주문 및 배송 현황, 고객센터 문의 등의 모든 쇼핑 정보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도록 한다.



◇ 26년 역사 홈쇼핑 업계 생존 전략 마련 ‘부심’

배송 분야에서는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배려한 ‘내일 도착’ 서비스가 새롭게 시도된다. ‘내일 도착’은 어린이날, 부부의 날 등 기념일 테마와 고객 구매 패턴을 분석한 데이터를 토대로 자체 큐레이션 된 상품을 다음날(전날 오후 11시까지 주문 건에 한함) 배송하는 서비스다. 이 밖에 구성품 수량이 많은 홈쇼핑 상품을 가족 또는 지인들과 함께 사용하고 싶은 니즈를 반영해 ‘나눔 배송’, 원하는 날짜에 지정해서 받을 수 있는 ‘지정일 배송’, 편의점이나 안심택배함을 통해 받을 수 있는 ‘안심 배송’도 함께 운영된다.

업계에서는 CJ오쇼핑의 모바일 출사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CJ오쇼핑은 수년째 매출액 기준 업계 1위를 기록해온 선두주자이자 최장수 기업이다. 트렌드 변화를 기민하게 읽어내고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한 홈쇼핑 관계자는 “모바일이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며 “CJ오쇼핑은 경쟁사들보다 TV매출 비중이 컸던 걸로 안다. 안착 여부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CJ온스타일은 2023년까지 모바일 매출 3조원을 달성, 전체 매출의 60%가량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치를 내부적으로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취급액 기준 1위 업체인 GS홈쇼핑도 GS리테일로의 흡수합병을 앞두고 모바일 플랫폼 ‘마켓포’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통합 GS리테일은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는 온·오프라인 통합 커머스플랫폼’을 목표로 향후 5년간 1조원을 투자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그래픽=CJ오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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