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씨가 재혼한 남편 A(37) 씨는 14일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도 고유정에 당했다”며 심경을 토로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고유정이 살인죄로 긴급체포된 지난 1일까지도 이런 존재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 나 역시 연락 두절된 고유정을 찾는 중이었고 고유정이 체포되는 순간까지도 무슨 일인지 전혀 몰랐다”라고 말했다.
A씨는 아들의 사망에 대해 “그 사실 자체를 받아들이기 힘들고, 지금은 고유정의 실체를 알게 되면서 더 힘든 상황”이라며 “돌이켜보니 당시 아들이 집에 오기 며칠 전부터 감기 기운 이유로 (고유정이) 다른 방에서 자겠다고 했다. 그 당시 나는 고유정의 아들이 아직 합류하지 않아서 섭섭한 마음에 그런가 싶었다”라고 말했다.
A씨가 전 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은 제주 친할머니 집에서 지내다 고 씨 부부가 키우기로 합의하면서 지난 3월 충북 청주시 자택으로 온 뒤 이틀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대해 A씨는 “아들의 사망 전날, 그날따라 내가 깊이 잠이 든 것에 의문점이 있었다. 무엇보다 경찰의 초동 수사가 이해 안 됐다. (아들과) 같은 방에서 잠을 잔 나를 조사한 건 이해된다. 그런데 방만 다르고 같은 공간에서 잤던 고유정에 대해선 지금까지 딱 한 번, 5월 2일 1차 부검 후 참고인으로 조사한 15분이 전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 직업이 소방관으로, 응급구조대만 10년 경력이다. 3월 2일 아침에 일어나보니 아이가 나와 나란히 잤는데 아래쪽으로 내려가서 엎드려 있는거다. 각혈처럼 얼굴 주위엔 피가 흘렀다. 솔직히 응급구조를 많이 해본 경험으로 본능적으로 알았다. 희망이 없는 걸 알면서도 119 부르고 심폐소생술을 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청주에서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시반(사람이 죽은 후에 피부에 생기는 반점) 현상’이 있었다고 말하니까 오히려 경찰은 그걸 근거로 어떻게 아이가 죽은 줄 알았냐고 의심했다. 응급구조 전문 직업인으로서 모르면 더 이상한 것 아닌가”라며 “5월 28일엔 거짓말 탐지기 검사를 실시했고 6월 3일 ‘거짓 통보’를 받았다. 통상 검사 결과는 3일 이내 받을 수 있다고 안내 받았지만 고유정 사건이 발생한 1일 이후인 3일에서야 통보를 받았고 바로 그날 압수수색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아이를 잃고 슬픔을 극복하지 못했을 뿐 더러 고유정과 연락 두절로 인해 불안이 극에 달한 상태였다. 검사 후 결과 통보 시기에 대해서도 의문점이 남는다”면서 “이 사건에 대해 누구보다 이 세상 하나 밖에 없는 아이 아빠로서,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언제든 검사에 응할 용의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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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청주경찰서 측에 적극적인 수사를 요청했지만 수사 포커스가 내게만 맞춰져 있어 6월 11일 아들 사망 사건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의견서를 보냈다”라며 “그걸 보내도 소용이 없어서 어제(13일) 제주지검에 고유정을 살인혐의로 고발장을 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족을 다 잃었다”며 “경찰은 아들 사건과 관련해 수차례 조사를 받았는데도 또다시 내가 아이 몸에 다리를 올려놨을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계속 수사만 하자고 한다. 그 사이에 고유정은 한 번도 안 부르더니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나서야 수사를 한다고 한다”라고 토로했다.
앞서 경찰은 A씨의 아들이자 고 씨의 의붓아들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에서 “질식사한 것으로 보인다”는 결과를 통보받았다.
아들이 사망할 당시 집에는 고 씨 부부뿐이었으며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들과 함께 잠을 자고 일어나 보니 아들이 숨져 있었다”, 고 씨 역시 “아들과 다른 방에서 잤고 왜 숨졌는지 모르겠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주상당경찰서는 현재 아들이 숨진 사건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제주에서도 고 씨를 직접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