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박일경 기자·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이 지열발전을 위해 주입한 고압의 물이 포항지진 본진을 촉발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의 총괄책임자인 이강근 서울대 교수(대한지질학회 학회장)는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연관성 분석 연구 결과발표’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2017년 포항지진과 관련된 98곳을 분석한 결과 지열발전과 지진 위치가 시간적·공간적으로 거의 일치한다”고 결론 냈다.
이날 함께한 해외조사위원회 역시 동일한 결론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지난해 3월부터 1년여 간 연구를 진행한 정부조사단은 12명의 국내 연구진과 해외연구진 5명, 자문단 2명 등 19명으로 구성돼있다. 포항시민 대표자문단은 연구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다.
포항 지진은 지난 2017년 11월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이다. 2016년 9월 경북 경주(규모 5.8)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강도였다. 정부는 인근 지열발전소가 지진을 촉발했다는 의혹이 잇따르자 지난해 3월 국내외 전문가가 참여하는 조사단을 꾸려 1년 남짓 정밀조사를 진행해 왔다.
이 교수는 “지열발전 실증연구 수행 중 지열정 굴착과 두 지열정(PX-1, PX-2)을 이용한 수리자극이 시행됐고 굴착 시 발생한 이수 누출과 PX-2를 통해 높은 압력으로 주입한 물에 의해 확산된 공극압이 포항지진 단층면 상에 남서 방향으로 깊어지는 심도의 미소지진들을 유발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간의 경과에 따라 결과적으로 그 영향이 본진의 진원 위치에 도달돼 거의 임계응력 상태에 있었던 단층에서 포항지진이 촉발됐다”고 밝혔다.
해외조사위도 “지열발전에 고압 물(PX-2) 주입으로 알려지지 않은 단층대가 활성화했고 이게 결과적으로 본진을 촉발했다”고 밝혔다.
지열발전은 지하 4㎞ 이상 깊이에 구멍을 두 개 뚫어 한쪽에 고압의 물을 주입하고 지열로 데운 후 다른 구멍에서 수증기를 빼내 발전기 터빈을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