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옥수수’, 개인추천이 핵심…망중립성 논란도

김현아 기자I 2016.01.26 14:32:18

사람마다 첫 화면 달라…모바일에 최적화된 콘텐츠 추구
통신3사 가입자에 개방..SKT 월 5만원이상 내는 가입자는 '무료', 타 통신사는 월 3천원
모바일 영상시대, 망중립성 화두로
데이터 MVNO 활성화해야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CJ헬로비전과 합병을 앞두고 있는 SK브로드밴드가 보는 사람에 따라 첫 화면이 다르게 보이는 모바일 통합 동영상 플랫폼 ‘옥수수(oksusu)’를 26일 내놨다. 인텔리전스(인공지능) 수준은 아니지만, 모바일에 적합한 나만의 시청방식을 추구한 점이 눈에 띤다.

다만 ‘옥수수’는 통신사가 제공하는 모바일 IPTV 앱 최초로 경쟁사 고객에게도 개방하면서도, 가격 정책을 다르게 해서 ‘망중립성’논란이 일고 있다.

스포츠·종편 등 일부 실시간과 주문형비디오(VOD), 멀티채널네트워크(MCN)의 1인 미디어 영상 등은 전체에게 무료이지만, 다른 콘텐츠를 보려면 기본적으로 월 3000원을 내야 하는데 SK텔레콤(017670) 이동전화 가입자 중 월 5만 원 이상 납부 고객 등에 한해선 100% 할인(무료)해주기로 한 것이다.


SK브로드밴드는 국내 최다 스포츠 콘텐츠와 개인 맞춤형 서비스 기능을 갖춘 새로운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 ‘옥수수’를 론칭하고 28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한다. 윤석암 SK브로드밴드 미디어사업부문장, 옥수수 광고 모델 유승옥,옥택연, 김종원 SK텔레콤 미디어사업본부장이 옥수수 출범을 축하하고 있는 모습이다. SK브로드밴드 제공
◇사람마다 첫 화면 달라…모바일에 최적화된 콘텐츠 추구

SK브로드밴드가 선보인 ‘옥수수’는 브로드밴드가 제공하던 모바일 IPTV인 Btv모바일과 SK플래닛의 주문형비디오 호핀이 통합해 브랜드와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바꾼서비스다.

첫 화면에서 성별, 나이, 선호 화면 등의 비중을 조절하면 로그인 할 때 개인별 맞춤 추천 영상을 보여준다. 실시간 방송을 좋아하는 30대 여성과 영화를 좋아하는 20대 남성에게 각각 다른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것이다.

김종원 SK텔레콤 미디어사업본부장은 “로그인만 해도 모두 다른 콘텐츠를 볼 수 있다”면서 “개인화 추천기술을 기존 플랫폼과 확실히 차별화했다”고 말했다.

기존 Btv모바일 고객은 1월 28일이후 ‘옥수수’가 오픈하면 업데이트를 통해 그대로 볼 수 있고, ‘호핀’ 고객은 2개월 내에 쓰던 계정으로 업데이트해 이용할 수 있다.

콘텐츠 측면에서도 지상파 방송보다는 스포츠 중계나 영화, 멀티채널네트워크(MCN) 1인미디어, 옥수수만의 모바일 오리지널콘텐츠를 강화했다. 98개 실시간 채널, 8천257편 국내외 영화, CBS, BBC 등 외국 방송사 작품은 물론 jtbc와 함께 만든 남자 요리 프로그램 <마녀를 부탁해>, 72초TV의 예능뉴스 <72초 데스크> 같은 독점 콘텐츠가 제공된다.

윤석암 SK브로드밴드 미디어사업부문장은 “시스코 전망에 따르면 모바일 비디오 트래픽은 2017년이 되면 2014년 대비 10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데 콘텐츠와 서비스간 차별화는 없다”며 “헬로비전 합병이후 계획을 말하는 건 적절하지 않지만, 옥수수는 플랫폼의 진화 형태를 반영한다고 생각한다. 모바일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공동제작 등을 통해 미디어 생태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모바일 영상 시대, 망중립성 화두로…데이터MVNO 활성화돼야

개인화 추천 기능으로 ‘옥수수’가 모바일 동영상의 신세계를 열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가격 정책은 논란이다.

옥수수에서 왠만한 콘텐츠를 보려면 KT나 LG유플러스 고객은 월 3000원 내야 한다. 반면, SKT band 데이터 51 이상 요금제나 T끼리 55요금제 이상 쓰는 사람, SK브로드밴드 B tv 기본형 이상 사용 시 100% 할인(무료)해준다.

콘텐츠를 수직계열화된 통신 가격에 가둔다는 논란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지금까지 Btv모바일에서도 ‘T프리미엄팩’이라는 상품으로 비슷한 할인을 해 줬지만, 이는 정확히 보면 할인이라기 보다는 내가 쌓은 포인트를 쓰는 개념이었다.

김종원 본부장은 “경쟁사(KT) 모바일 IPTV 가격(5000원)보다 낮춘 것은 콘텐츠 소비의 진입장벽을 낮춰보자는 의미였고, 데이터 패키지로 일부 추가 할인하는 것은 텔레콤과 브로드밴드 가입자 한해 입장료에 대한 할인을 해준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하지만 강홍렬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선임연구위원은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IoT가 통신의 인프라가 되는 상황에서 통신사가 제공하는 인터넷 서비스가 통신망과 결합돼 경쟁자의 진입을 제한하면 모바일 생태계에서 통신사 주도 플레이어만 남길 수 있다”며 “정부는 데이터 재판매(MVNO)를 활성화해 모바일 망중립성을 이루고 이를 법에 제도화해야 창조경제의 스타트업들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해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 요금제 신고가 들어오면 유심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망중립성이란 미래창조과학부가 2013년 12월 지침 형태로 만들어 시행중인 것으로 통신사의 트래픽 차별을 금지하고, 특정 콘텐츠 이용을 강제하는 데이터량 제한을 금지하고 있다. 미래부는 KT가 카카오와 선보인 ‘다음카카오팩’ 역시 망중립성 가이드라인 위반 소지가 있다며 KT는 홍보를 자제하고 다른 회사들도 유사 상품을 출시하지 않도록 행정지도했다. ‘다음카카오팩’은 KT가입자들은 월 3300원만 내면 카카오톡과 카카오TV 등 대표 서비스들을 월 3GB 내에서 추가 데이터 비용 부담없이 쓸 수 있는 상품이다.여기에는 네이버나 아프리카TV같은 경쟁서비스 이용을 저해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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