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부터 그리스 관련 불확실성까지 대내외적으로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2분기 기업 이익 전망치도 이달 들어 하향세로 돌아섰다. 불확실성이 점차 커지는 가운데 증권가는 꾸준히 이익 전망치가 상향돼 실적이 뒷받침될 수 있는 종목에 관심 둘 것을 권했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이 전망치를 제시한 유가증권·코스닥시장 상장사 162개 가운데 70개 기업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이달 들어 하향됐다. 영업이익 전망치가 상향된 기업은 42곳에 그쳤다.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는 영업이익 전망치가 연초 이후 상향세를 이어오다가 이달 초 7조3373억원에서 16일 기준 7조3216억원으로 낮아졌다. 현대차(005380) 역시 연초 2조2054억원이던 전망치는 1조9355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조선주도 영업이익 전망치가 하향됐다. 대우조선해양(042660)은 이달 초 712억원에서 565억원으로 20.57%, 삼성중공업(010140)은 800억원에서 786억원으로 1.73% 내려갔다.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이 대우조선해양 1026억원, 삼성중공업 2622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낮아진 눈높이가 더욱 낮아지고 있는 셈이다.
통신주는 SK텔레콤(017670)과 LG유플러스(032640), KT(030200)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올해 들어 점차 하향되고 있다. IT 관련 종목인 KH바텍(060720) 파트론(091700) 등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또한 10% 내외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아직 희망을 놓기에 이르다는 게 증권가의 판단이다. 키움증권 등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238곳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3조6835억원에서 형성됐다. 이는 지난해 2분기 26조6919억원 대비 26.2% 증가한 규모다.
서명찬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2분기 기저효과가 워낙 낮은 데다 메르스 사태가 이달 들어 심해져 2분기 실적에 크게 영향 주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금리 인상으로 유동성 환경이 바뀌는 과정에서 실적이 우선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가운데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이달 들어서도 오른 업종은 에너지다. 에너지업종은 현재 영업이익 전망치가 2조542억원으로 연초 이후 꾸준히 상향됐으며 이달 초에 비해서도 4.48% 올랐다. GS(078930) S-OIL(010950) SK이노베이션(096770) 등 정유주만이 아니라 롯데케미칼(011170) 한화케미칼(009830) 대한유화(006650) 등 화학주도 이익 전망치가 상향됐다.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현대중공업(009540)과 현대미포조선(010620), 경기소비재 가운데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 BGF리테일(027410) 베이직하우스(084870) 등도 영업이익 전망치가 높아졌다. 금리 인하와 거래 활성화 등으로 대우증권(006800) 키움증권(039490) 등의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올라갔다.
강봉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이익 관련 상승 탄력이 약해질 수 있겠지만 올해 한국의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현재 전망치 기준 30% 초반으로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다”며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4년 만에 전망치를 웃돈 기세를 이어가면서 하반기 이익 턴어라운드가 가시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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