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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인민은행은 역레포(역환매조건부 채권) 거래를 통한 공개시장 조작을 실시해 7일물 1601억위안(약 30조3000억원)의 자금을 시중에 공급한다고 고시했다. 이율은 1.7%이다. 또 역레포 14일물 745억위안을 시장에 풀면서 금리를 1.95%에서 1.85%로 내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의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p) 인하)에도 인민은행은 지난 20일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동결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조치와 판 총재의 기자회견을 계기로 중국 금융당국이 추가 경기 부양책을 제시할 것이라는 신호를 시장에 보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은 지난 8월 실망스러운 경제지표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성장세가 꺾일 것이란 우려가 적잖았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추가 부양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연간 성장률 목표인 5%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중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bp(1bp=0.01%포인트) 하락한 2.03%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당국의 추가 통화 부양책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국채 수익률은 국채 가격과 반비례하는데, 국채 수익률이 떨어졌다는 것은 채권 선호도가 올라가 가격이 상승했음을 의미한다. 외환 시장에서는 인민은행이 위안화 일일 기준 환율을 달러당 7.0531로 인상하며 7위안 돌파를 앞두고 있다.
지웨이 장 핀포인트 자산 관리의 사장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민은행이 앞으로 몇 달 안에 7일물 역레포 금리와 지급준비율을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기자 회견은 금융 규제 당국이 정책 입장을 밝힐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경제 둔화 상황이 이어지면서 올해 ‘5% 안팎’의 성장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금리 인하 등 다양한 부양책을 꺼내 들고 있다. 인민은행은 지난 7월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전격적으로 0.1%포인트 낮춘 데 이어 약 1년 동안 동결 기조를 이어가던 단기 정책 금리도 인하하며 유동성 공급 의지를 보였다. 이에 중국 대형 국유 상업은행들은 일제히 위안화 예금 금리를 낮췄다.
그럼에도 경제지표는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경제 전반의 물가를 측정하는 지표 중 하나인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눠 계산)는 지난 2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며, 이는 1999년 이후 최장 기록이다. 특히 수년간 계속된 부동산 위기로 가계에서 약 18조달러(약 2경4100조원)의 자산이 증발한 건 소비 욕구를 억제하고 중국 경제를 1999년 이후 가장 긴 디플레이션으로 몰아넣었다는 평가다.
레이몬드 영 ANZ 수석 중화권 이코노미스트는 “10bp 인하만으로는 경제 모멘텀 하락을 막기에 충분하지 않다”며 “은행 지급준비율(RRR)과 만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 인하, 모기지 금리 인하와 같은 다른 정책 수단이 발표될 가능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