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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회장은 현재 한국회계기준원 산하 한국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가 마련 중인 국내 ESG 공시기준 초안과 관련해 “국제사회가 제시한 ESG 공시기준은 각국의 다양한 사정이 반영되는 관계로 내용이 다소 추상적이거나 충분한 설명이 부족하기 마련”이라며 “국내 기준은 이보다 명확한 지침을 제공해 기업의 우려와 혼선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근 금융위가 ESG 공시 의무화 시기를 2026년 이후로 연기한 것에 대해 손 회장은 매우 합리적인 결정으로 평가했다. 제조업 중심인 우리나라 기업들의 주요 공급망이 주로 개도국에 위치한 상황에서 당장 신뢰성이 담보된 ESG 연결 데이터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손 회장은 “ESG 공시 의무화는 개도국 상황도 함께 모니터링해 종합적으로 판단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날 기업들과 현장 소통에 나선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주요그룹의 ESG 공시 준비 상황을 경청하고, 기업의 ESG 경영 역량을 높이기 위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원방안을 강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EU와 미국 등의 ESG 공시 규제 강화로 대기업 뿐 아니라 글로벌 가치사슬에 편입된 우리 중소기업들도 간접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며 “글로벌 공급망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능동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ESG 공시 의무화와 관련해 김 부위원장은 “국제적 공감대가 형성된 기후 분야에 대한 공시 의무화를 우선 검토할 예정”이라며 “기업들이 새로운 제도에 점진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법적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거래소 공시로 추진하고, 제도 도입 초기에는 제재도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위원들은 국내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범정부 과제로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 확충과 중견·중소기업 배출량 공개 전용 플랫폼 조기 구축을 비롯해 ESG 검·인증 시장 육성 등 공시 환경 조성을 위한 정부 지원을 요청했다.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ESG 경영위원회에 소속된 18개 그룹의 국내 계열사만 1,126개사에 이른다”며 “많은 기업들이 직·간접 영향을 받는 만큼, 우선 내년 1분기에 국내 ESG 공시기준 초안이 제시되면 충분한 시험과 검증을 통해 안정적 제도 기반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