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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의 이유로는 전반적인 제조업 경기 하락에 따른 수요 침체가 원인으로 꼽힌다. 포장 수요 급감 등이 이어지면서 산업용지도 덩달아 위축됐다. 상황이 녹록치 않자 한솔제지는 내부적으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지난 3월부터 다양한 포장재로 활용하는 백판지 가격을 평균 10% 인상했다.
충남 서천군에 위치한 장항공장이 지난해 폭설로 생산을 멈췄다는 점도 악재로 꼽힌다. 장항공장은 인쇄용지와 특수지를 생산하는 공장으로 대전, 천안, 신탄진 공장과 함께 한솔제지 생산의 핵심을 맡고 있다. 다음달부터 생산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당분간 영업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원·달러 하락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솔제지의 매출 중 절반은 수출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지난해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훌쩍 넘어서자 실적에도 긍정적이었지만, 올해는 당시보다는 환율이 내려가 효과가 축소됐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산업용지 판가 인상 효과와 특수지 수요 개선 등으로 하반기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지난 1분기 최악의 실적을 경험했지만 2분기부터는 정상화될 전망”이라며 “용지 부문만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이고, 산업용지와 특수지 경우 실적 개선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산업용지는 판가를 10% 인상하면서 영업이익률이 8% 수준으로 향상됐고 특수지도 원가율 개선과 함께 유럽 및 미주 지역 수요 개선에 따른 판가 상승으로 수익성이 정상화될 것이기 때문”이라며 “인쇄용지 부문도 상반기까지는 적자가 불가피함에도 6월부터는 장항공장 재가동에 따라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 연간으로 볼 때는 연결기준 매출액이 2조 6000억원 전년 대비 6.6% 상승하지만, 영업이익은 1082억원으로 17.1%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전반적인 제조업 경기 하락으로 인해 수요가 침체하고 있는 데다 원자재 가격 및 에너지 비용 등이 여전히 높은 상태라는 점에서 어려움이 극심한 상황”이라며 “지난해 강달러로 수출 부문에서 효과를 봤지만 현재는 그런 효과도 없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