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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생 학부모들 "학교는 하루도 빠짐 없이 가야하는 곳 아냐"

정재훈 기자I 2020.08.20 13:51:26

경기교육硏, ''1980년대생 초등학교 학부모의 특성'' 발간

[의정부=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학교는 공동체 생활을 익힐수 있고 아이들의 숨은 재능을 찾아줄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하루도 빠짐 없이 무조건 등교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1980년대에 태어나 이제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학교를 보는 시선이다.

경기도교육연구원은 밀레니얼 세대 학부모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학교를 바라보는 학부모들의 관점을 담은 ‘1980년대생 초등학교 학부모의 특성’을 발간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1980년대에 태어난 학부모들은 학교에 거는 기대나 자녀교육에 대한 인식, 일반적 소통 방식이 기성세대의 학부모들과는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은 학교의 역할이 인성지도를 하고 공동체 생활을 익혀주는 것이라고 보며 아이들의 창의력과 잠재력을 기르는 동시에 숨어있는 재능을 찾아주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자녀의 교우관계를 중시하고 학교폭력이나 집단따돌림에 연루될까봐 걱정한다.

이와 함께 학교에 무조건 가야한다고 강제하지도 않는다. 더욱이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이런 경향은 더 분명해졌다.

이번 연구과정에 참여한 한 학부모는 “‘학교는 꼭 가야하는 곳’ 이게 아니고 내가 상황이 되면 빠질 수도 있는 곳. 이런 의미로 여긴다”고 학교에 대한 생각을 드러냈고 또 다른 학부모 역시 “내가 어렸을 때는 학교를 무조건 가야해서 아파도 갔지만 ‘이렇게 무리하면서 까지 가야하는가’라는 생각이 들고 다른 일이 생겼는데도 꼭 가야하는 곳은 아니라는 것으로 생각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교육연구원은 이같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밀레니얼 세대는 학부모의 이상적인 역할이 자녀에게 친구 같은 멘토가 되고 현실적으로는 자녀의 일과를 설계하고 자녀의 활동을 관리하는 매니저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정의했다.

이전 세대의 학부모들이 자녀를 가르치는 대상으로만 바라보고 스승 같은 존재를 학부모의 이상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한 것과 대조적이라는 평가다.

또 초등학생들의 학부모가 되기 시작한 이들은 교사와 통화하는 것을 부담스럽게 여기지 않으며 맘카페나 소셜미디어 등을 통한 정보공유가 활발하다. 기성세대에 비해 아버지의 자녀교육 참여가 높아졌지만 여전히 어머니의 참여가 압도적이며 학교와의 직접적인 소통창구를 통한 참여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1980년대생 초등학교 학부모의 특성’ 표지.(사진=경기도교육청)
이번 연구를 담당한 김기수 선임연구원은 “학교의 필요에 따라 학부모를 불러내지 말고 학부모가 주인의 자격으로 자기 학교에 나올 수 있게 해야 한다”며 “학교공동체에 활력이 붙을 수 있도록 학교가 가정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한방향’ 소통에서 학교와 학부모가 서로 정보를 교류하는 ‘쌍방향 및 다방향’ 소통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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