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 항소심에서는 사건의 핵심 당사자인 김원홍 없이 판결 났지만, 이 재판에선 돈(450억 원)을 주고받은 김준홍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와 김원홍 전 고문이 법정에서 만난다.
또한 최 회장은 김 전 고문을 작년 6월 이후 처음 법정에서 만나게 됐으며, 김 씨와 함께 근무했던 황모 전 베넥스 직원과 검찰에 유리한 증거였던 SK 내부 문건을 작성한 박 모 씨도 증인으로 나올 예정이어서 한마디로 최 회장 횡령 혐의재판의 후속판이 될 전망이다.
검찰은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을 ▲최태원, 최재원, 김준홍과 공모해 SK(003600) 계열사 펀드출자 선지급금 497억 중 450억 원을 3회에 걸쳐 유출해 465억 원을 챙겼으며 ▲2005년부터 2010년까지 등록없이 투자일임업을 했다는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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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설범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재판부는 최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수석부회장, 김준홍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 황모 전 베넥스 직원, 박모 전 SK재무실 직원 등 5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재판부는 12월 3일 오후 2시 박 모씨를 시작으로, 12월 12일, 12월 19일, 12월 24일, 12월 26일을 공판 기일로 정해 총 5명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들은 사건의 진실을 밝힐 수 있는 키를 쥐고 있는 핵심인물들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먼저 최 회장 형제는 김원홍, 김준홍과 공모해 회삿돈으로 엉터리 펀드를 만들고 , 선입금 된 돈 중 일부를 개인투자자금 마련 등을 위해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김준홍 전 베넥스 대표는 문제의 450억 원을 김원홍에게 송금한 사람이고, 김원홍 전 고문은 “450억 원은 김준홍으로부터 차용한 돈으로 이자까지 줬다”며, 횡령이 아닌 김준홍과의 개인적인 금전거래라고 주장한다.
황모 전 베넥스 직원은 김준홍과 함께 펀드 구성과 선입금에 관여한 사람이고, 박모 전 SK 재무실 직원은 본인이 만든 문서가 담긴 외장하드를 검찰 압수수색으로 뺏겨 검찰 측에 유리한 증거로 사용된 바 있다.
따라서 이들 5명이 신성한 법정에서 어떤 증언을 할 지에 관심이다. 박 모 전 SK 재무실 직원은 최 회장 형제 1심과 2심에서는 증인으로 나온 적이 없으며, 김준홍 전 대표와 김원홍 전 고문이 법정에서 만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강백신 검사는 “김원홍 씨가 체포된 뒤 최태원 회장을 소환하려 했으나 구치소에 있는데도 10여 차례 요구에 모두 불응했다”고 말했다.
김원홍 씨 변호인인 법무법인 충정 측은 “김준홍 씨가 단독 범행을 해놓고 형사 책임을 피하려고 왜곡된 진술을 해왔다”고 비판했다.
이날 공판준비기일에서는 김원홍 전 고문이 녹음한 최 회장 형제와의 대화, 김준홍과의 대화 녹취록 등도 다시 이슈화됐다.
충정 측은 “자연스럽게 일상 대화를 하면서 녹음한 것인데 여기에 김준홍과의 개인자금거래라는 부분이 들어 있다”고 주장한 반면, 강백신 검사는 “김원홍이 의도를 갖고 녹음했으니 증거가치가 없다”고 맞받았다.
이에 설범식 부장판사는 “일단 (녹음파일이 아닌) 녹취록이 증거로 채택돼 있으니 필요하면 나중에 검증하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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