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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크레디트스위스(CS)는 지난해 4분기 순손실은 13억9000만스위스프랑(약 1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으로는 72억9000만스위스프랑(약 9조9800억원)의 적자를 냈다.
연간으로는 2021년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를 지속했으며, 지난해 손실 규모는 세계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이후 가장 크다. CS는 올해 1분기에도 자산관리 부문과 IB 부문이 순손실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은행의 자산관리 부문은 4분기에 927억스위스프랑(약 126조9700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는데, 이는 분석가들이 예상했던 619억스위스프랑(약 84조7800억원)을 훨씬 웃도는 금액이다. 그 결과 이 부문의 자산 총액은 5405억스위스프랑(약 740조3000억원)으로 줄었다.
이밖에도 지난해 10월 말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지면서 이탈한 고객 예금 등을 포함하면 4분기 1100억스위스프랑(약 150조660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CS의 운용자산(AUM) 규모는 1조3000억스위스프랑(약 1780조55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0% 가까이 감소했다.
CS 위기설은 2021년 월가를 강타한 ‘아케고스 사태’에서 비롯됐다. 아케고스의 채무 불이행으로 CS는 50억달러(약 6조3200억원) 이상의 손실을 입었다. 160년이 넘는 CS 역사상 가장 큰 손실이다. 이에 작년 10월 말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서는 CS를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로 파산한 리먼 브러더스에 비유하는 글들이 올라오며 투자자들의 공포심이 커졌다.
미국 투자은행 키프브루옛앤드우즈(KBW)의 토머스 홀렛 애널리스트는 “CS의 실적이 우려했던 것보다도 나빴고 자금 유출 규모는 충격적”이라며 “올해도 큰 폭의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CS의) 주식을 가지고 있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CS의 주가는 이날 15.64% 급락세로 마감했다.
울리히 쾨르너 크레디트스위스 최고경영자(CEO)는 “새로운 CS를 만들기 위한 명확한 계획을 갖고 있으며, 3년간 전략적 혁신을 지속해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CS가 IB를 별도로 분리해 ‘크레디트스위스 퍼스트 보스턴’ 설립하는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지난해 10월 이후 40억스위스프랑(약 5조48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조달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