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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계 발원 사리장엄구’는 이성계와 그의 두 번째 부인 강씨 등이 조선을 건국하기 직전인 1390과 1391년에 발원한 사리장엄구다. 1932년 강원도 금강산 월출봉 석함 속에서 발견된 것이다.
이 석함 안에서 사리의 외기인 백자대발 4개와 은제도금라마탑형사리기 그리고 이 사리기를 안치한 은제도금팔각당형사리기와 청동발등이 발견됐다.
유리제 사리병은 높이 9.3cm, 지름1.2cm, 무게 31g로, 은제금도금판에 원통형의 유리를 끼우고 위에는 은제금도금 마개로 막았으며 내부에는 은제도금 사리받침대가 들어있는 형태다.
이번 보존처리는 유리제 사리병의 일부 파손된 부분을 접합하고, 결손된 부분은 복원해 원형을 회복할 수 있었다고 박물관 측은 설명했다. 보존처리 과정에서 분석한 사리병의 주성분은 이산화규소(SiO2)가 98%이상이고 비중은 2.57로 석영유리에 가깝게 나타났다.
일반적인 유리는 주제로 규소가 주로 사용되고 녹는 온도를 낮추기 위해 용융제(유리의 녹는 온도를 낮추기 위해 사용하는 물질)로는 나트륨, 칼륨, 납 그리고 안정제(유리의 조성과 구조를 안정된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물질)로는 산화칼슘 등이 사용되기 때문에 1000℃ 미만에서 제작된다.
반면 순수한 석영유리는 열에 강해 1500℃ 이상 가열하지 않으면 녹일 수 없고 강도가 일반 유리의 2배 정도이기 때문에 일반 유리의 제작과정에 비해 그 만큼 많은 노력과 기술이 필요하다.
이성계 발원 사리장엄구에서 발견된 유리제 사리병은 석영유리로 제작된 완형의 사리병으로 14세기 우리나라 유리 제작기술을 보여주는 국내 첫 사례이다.
이번에 보존처리한 유리제 사리병 등 이성계 발원 사리장엄구들은 국립춘천박물관(관장 김울림) 특별전 ‘오색영롱-유리, 빛깔을 벗고 투명을 입다’에서 25일부터 8월 15일까지 일반인에게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