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6일(현지시간) 글로벌 투자기관 크레딧스위스 자료를 인용해 2006년부터 올해까지 전세계 35개국 920개 가족경영 기업의 연간 매출 성장률이 8.5%에 육박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같은 기간 모건스탠리인터내셔녈(MSCI) 전세계지수에 편입된 기업들 성적표(6.2%)보다 높은 수준이다.
버나드 펑 카이정 크레딧스위스 아시아태평양 지사 어드바이저는 “가족경영 기업은 다른 기업에 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영할 수 있다”며 “그들은 당장 수익이 없더라도 장기적인 판단에 따라 투자 프로젝트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시가총액이 10억달러(약 1조2035억원) 이상이면서 가족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이 20%를 넘는 세계 대형 가족경영 기업 중 4분의 3이 아시아 기업이라고 분석했다.
크레딧스위스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상위 50개 가족경영 기업 가운데 한국 기업은 4곳이 포함돼 있다. 삼성전자가 7위로 가장 높았으며 삼성생명이 35위, 현대모비스가 38위, LG화학이 49위를 차지했다.
전세계 가족 기업 가운데 몸집이 가장 큰 기업은 스위스 제약회사 노바티스다. 2위와 3위는 스위스 라로슈와 미국 월마트가 각각 이름을 올렸다.
펑 어드바이저는 이들 기업이 오랜 기간 안정적인 경영을 해왔고 사업 기회가 있을 때 혹은 위기 순간에 직면했을 때 빠른 결정을
|
그러나 이런 가족경영 기업들은 경영 승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시아 가족경영 기업이 경영 승계에서 크게 뒤처져 있다. 이는 고령의 최고경영자를 공경하는 아시아 특유의 문화와 후계를 임명하는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세계 920개 가족경영 기업 가운데 절반은 2세 경영이 이뤄졌지만 3세 경영 체제를 구축한 곳은 22%에 그쳤다. 특히 4세 경영을 하고 있는 곳은 10%에 불과했다. 그만큼 경영 승계가 어렵다는 얘기다.
펑 어드바이저는 “가족경영 기업이 부(富)를 어떻게 승계할 것인지에 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며 “대다수 아시아 가족경영 기업들은 이에 대한 준비가 잘 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아시아 지역에서 2세 이상 경영 승계가 이뤄진 기업 비중은 부진한 편이다. 유럽은 5세대 이상 경영 승계가 이뤄진 기업이 전체의 30%가 넘고 미국은 15%를 웃돌고 있는 반면 아시아에서는 5%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크레딧 스위스는 아시아 가족경영 기업이 지니고 있는 장점이 많다며 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일궈내기 위해서는 경영승계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