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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유승민 갈라놓은 경제활성화법 뭐길래

김정남 기자I 2015.06.26 17:28:55

朴정부 1순위 경제활성화법 ''서비스법'' 3년반 넘게 표류
관광진흥법도 장기표류 모드…의료법도 국회심사 안돼
유승민표 사회적경제법도 朴대통령 ''폭발'' 한몫했을 듯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안은 이명박정부와 박근혜정부가 그 철학을 공유하는 법안이다. 이명박정부는 지난 2011년 12월30일 서비스법을 처음 발의했고, 박근혜정부도 이를 최우선 법안으로 정했다. 여권 인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경제활성화법’ 하면 맨 먼저 거론하는 게 서비스법인 이유다.

그 목적은 간단하다. 산업화시대 당시 ‘경제개발 5개년계획’을 본따 ‘서비스산업발전 5개년계획’을 통해 정부 차원에서 서비스업을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제조업 외의 신성장동력을 서비스업으로 잡자는 복안이다.

하지만 이 법은 3년6개월이 넘도록 국회에서 한 차례도 심사되지 않았다. 지난해 말 공청회만 한 번 열린 게 전부다. 여야간 입장차가 워낙 큰 탓이다. 여당 의원들은 “법안 심사라도 좀 하자”고 하지만, “의료영리화를 위한 음모”라는 야당의 반대도 만만치 않다.

◇관광진흥법도 장기표류 모드…의료법도 국회심사 안돼

‘거부권 정국’의 긴장감이 극도로 높아지면서 그 기저에 있는 경제활성화법에 관심이 모아진다. 박근혜 대통령이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찍어내려고’ 하는 것도 유승민식(式) 진보 경제철학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많기 때문이다.

여권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이미 경제민주화를 버렸는데, 유 원내대표는 다시 경제민주화를 얘기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반대하는 자신의 사회적경제기본법안도 느닷없이 입법의 중심에 놓았다”고 했다. 유 원내대표가 경제활성화법 처리에 온전히 집중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서비스법 외에 관광진흥법 개정안 역시 박 대통령의 상징과도 같은 경제활성화법으로 꼽힌다. 국회를 향해 직접 수차례 입법을 호소했기 때문이다. 관광진흥법은 유흥시설이 없는 호텔을 학교정화구역에도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골자인데, 지난 2012년 10월 발의 이후 거의 논의되지 못했다. 경북궁 옆 서울 종로구 송현동 일대에 특급호텔을 지으려는 대한항공(003490) 등 일부 대기업을 위한 특혜법이라는 야당의 주장에 막혀서다.

의료법 개정안도 마찬가지다. 여권은 원격의료와 보험사의 해외환자 유치를 각각 허용하는 의료법을 중점법안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이 역시 야당의 의료영리화 논리에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다. 박수현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야당은 재벌기업과 대형병원들의 수익창출을 위한 법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이외에 ‘규제 기요틴(단두대)제’ 도입을 위한 행정규제기본법 개정안도 박근혜정부 차원의 중점법안으로 꼽힌다. 새로운 규제를 신설하면 그에 맞게 기존 규제도 폐지하는 식으로 규제 총량을 관리하는 내용인데, 현재 국회 정무위 법안심사소위에 계류 중이다.

◇유승민표 사회적경제법도 朴대통령 ‘폭발’ 한몫했을 듯

박 대통령이 ‘폭발’한데는 국정철학과 거리가 먼 법안들이 협상의 중심에 서는데 대한 불만도 있다. 특히 유 원내대표가 강조하는 사회적경제법이 첫 손에 꼽힌다. 사회적기업·협동조합·마을기업 등을 국가 예산으로 지원하자는 게 골자인데, 이는 여당 내에서도 ‘경제 좌클릭’ 목소리가 있다. ‘눈 먼 돈’으로 야권 우호세력을 지원하는 법이란 비판도 있다. 이 때문에 친박 핵심인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이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박 대통령이 ‘국민이 아닌 자기철학을 이용한 정치’를 언급하며 유 원내대표를 몰아붙인 것도 사회적경제법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유 원내대표가 지난 2월 임시국회 때 야당이 원하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특별법(아문법)을 처리해준 것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광주에 대규모 문화시설을 운영하는 게 골자다. 박 대통령은 아문법을 두고 “매년 800억 원 이상의 운영비를 지원하는 아시아문화전당처럼 자신들이 급하게 생각하는 것은 적극적으로 ‘빅딜’을 해서 통과시키면서”라고 질타했다.

유 원내대표는 아문법 빅딜 당시 “아문법을 먼저 통과시키되 4월 국회에서 경제활성화법을 패키지 처리하기로 했다”고 자평했지만, 이는 실제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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