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지상파방송사들이 미래창조과학부에 유료방송 중심의 초고화질(UHD) 방송 추진은 전시행정의 표본이라며, ‘차세대 방송기술 발전 전략’에 반대하는 의견서를 제출해 파란이 일고 있다.
KBS, MBC, SBS, EBS는 30일 오후 미래부의 케이블에서는 2014년부터, 위성에서는 2015년부터 UHD TV를 조기에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은 케이블, 위성방송 등 유료 매체 중심으로 수립된 것에 반대하는 공동 의견서를 제출했다.
지상파방송사들은 유일하게 UHD콘텐츠 제작능력을 갖춘 지상파의 상용화 시기 언급이 없고, UHD 가용 주파수 확보도 담보하지 않아 정부 계획은 시점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유료방송 중심의 UHD 정책은 국민의 보편적 정보 환경 조성에 앞장서야 할 정부가 되려 지불 능력이 있는 대상만 기술발전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디지털 빈부격차(Digital Divide)의 심화를 주도하는 꼴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지상파 주장의 이면에는 우리가 앞장 서 UHD를 할 테니 미래부는 주파수를 내놓으라는 주장과 다르지 않아 자사 이기주의 비판도 제기된다. 미래부 역시 지상파 방송사들의 UHD 콘텐츠 제작에는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입장이기때문이다.
다만, UHD의 경우 지상파 방송을 통해 송출할 때 주파수가 더 필요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도 방송대역폭을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케이블TV업체 CJ헬로비전(037560)과 제휴해 실험방송을 한 바 있다. 지상파 방송의 UHD 송출을 지원하려면 디지털전환 이후 남는 700MHz 주파수를 방송용으로 줘야 하는데, 외국은 대부분 이동통신용으로 쓰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빈부격차를 줄이기 위해 지상파 UHD 송출을 허용한다고 하더라도, 그 대상은 상업방송이 아닌 공영방송인 KBS에 한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하지만 지상파방송사 임원진들은 지난 5월 15일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을 만난 뒤 방통위와 UHDTV 등 차세대 방송관련 정책을 논의 중이어서 미래부는 유료방송, 방통위는 지상파 중심으로 방송 및 주파수 정책을 만드는 정부 내 갈등도 심각하게 우려되고 있다.
◇미래부 UHD 전략에 대한 지상파방송사 의견서
① 미래부의 “차세대 방송기술 발전 전략”이 지상파방송사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에도 불구하고 지상파 UHD 방송 상용화 시점을 확정하지 않는 등 유료 매체 중심으로 수립된 것에 깊은 유감을 표명합니다.
② KBS, MBC, SBS, EBS 등 지상파 방송 4사는 아래와 같은 사유로 현재의 미래부 UHD 전략에 기 제출한 “지상파 4사 공동 의견서”가 반영되길 다시 한 번 촉구합니다.
-지상파 방송사의 UHD 조기 참여를 배제하면 정부가 추진하는 UHD 정책의 효과를 얻기 어려움
-유료방송 전용채널로는 UHD 도입의 산업적 효과 기대에 한계가 있음
-국내 지상파 전송방식 결정과 글로벌 시장 개척은 무관하며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도입 시기가 중요함
-유료방송 우선도입 정책은 정부주도로 디지털 빈부격차를 확대하는 부작용이 발생함
-유료매체 중심의 UHD 정책을 펼칠 경우 지불 능력이 없는 시청자는 접근이 불가능함
- 지상파를 통해 UHD 방송을 볼 수 있어야 디지털 빈부격차를 줄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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