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임상 중단이나 불투명한 회계 이슈로 투심이 위축됐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최근의 상승 랠리는 구체적인 숫자로 증명하는 ‘실적형 바이오’ 기업들이 이끌고 있다. 27일 국내 증시에서도 티움바이오(321550), 에스티팜(237690) 등이 나란히 두 자릿수에 육박하는 급등세를 보이며 바이오 섹터의 부활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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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 통증 완화 보여준 티움바이오, "글로벌 빅딜 카운트다운"
티움바이오는 27일 종가 1만 2000원을 기록하며 전일 대비 13.21% 급등했다. 시장은 티움바이오가 보유한 두 가지 핵심 파이프라인인 면역항암제 '토스포서팁'(TU2218)과 자궁내막증 치료제 '메리골릭스'(TU2670)의 상업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우선 토스포서팁은 오는 5월 열리는 '2026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키트루다 병용 임상 2a상의 중간 결과 초록이 채택되며 기술력을 입증받았다. 토스포서팁은 TGF-β와 VEGF를 동시에 차단해 종양미세환경을 개선하는 기전으로, 기존 면역항암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군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 이미 지난 임상에서 70.6%라는 경이로운 항암 반응률을 보여준 만큼, 이번 학회에서 공개될 추가 데이터는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이전 협상에서 핵심적인 지표가 될 전망이다.
또 다른 축인 메리골릭스 역시 유럽 임상 2a상에서 압도적인 데이터를 도출했다. 자궁내막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고용량 투여군의 통증 지수(NRS)가 사실상 '0'에 가까운 수준으로 감소했다는 결과가 발표되면서 시장은 술렁였다. 티움바이오는 이미 국내 대원제약, 중국 한소제약과 부분적인 기술이전을 마친 상태다. 현재 판권이 남아있는 북미와 유럽 시장을 대상으로 '빅딜'을 추진하고 있다. .
김훈택 티움바이오 대표는 "ASCO 초록 채택은 토스포서팁과 메리골릭스의 가치를 글로벌 전문가들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결과"라며 "현재 복수의 글로벌 빅파마와 심도 있는 논의를 하는 동시에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속도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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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티팜, '올리고 CDMO' 영업이익 폭증... "공장이 모자라다"
에스티팜은 이날 전일 대비 13.18% 오른 16만 7500원에 장을 마쳤다. 주가 상승의 기폭제는 단연 '경이로운 실적'이었다. 에스티팜은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11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024.6%라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공시했다. 매출 역시 27.7% 증가한 670억원을 기록하며 외형과 내실을 동시에 잡았다.
실적 개선의 일등 공신은 리보핵산(RNA) 치료제의 핵심 원료인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다. 올리고 원료는 일반적인 합성 의약품에 비해 제조 난이도가 매우 높고 단가가 비싼 고마진 품목이다. 에스티팜은 세계적인 올리고 위탁개발생산(CDMO)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빅파마들의 파이프라인을 선점했다. 아이오니스, GSK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개발 중인 RNA 치료제들도 올해와 내년 잇따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앞두고 있어, 임상용 물량이 아닌 대규모 '상업화 물량' 공급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에 반영됐다.
에스티팜의 수주 잔고 역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말 2040억원이었던 올리고 부문 수주 잔고는 올해 3월 말 기준 3400억원으로 3개월 만에 약 70% 급증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에스티팜이 작년 9월 준공한 제2올리고동의 생산 라인을 조기에 추가 확장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이번 호실적은 단순히 환율 효과에 기댄 것이 아니라, 고마진 올리고 품목의 매출 비중이 확대되는 등 사업 구조의 질적 성장이 이루어진 결과"라며 "RNA 치료제 시장은 이제 막 개화하는 단계로, 상업화 단계에 진입하는 파이프라인이 늘어날수록 원료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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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비엘바이오, 시험군보다 대조군이 더 오래 생존…PFS 강조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날 9.86% 상승한 17만 2700원을 기록했다. 2018년 미국 트리거 테라퓨틱스(현 컴퍼스 테라퓨틱스)에 기술이전한 담도암 신약후보물질 'ABL001'이 임상 2/3상 결과 전체생존(OS) 지표에 대한 일시적인 조정 결과다. 다만 ABL001의 허가·상용화 기대감이 낮아진 것은 물론 그랩바디 T 플랫폼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곳으로 관측된다.
컴퍼스 테라퓨틱스는 27일(현지시각) 담도암 환자 대상 '토베시미그'(Tovecimig) 임상 2/3상(COMPANION-002)의 후속 데이터를 발표했다. 이번 데이터는 지난해 4월 발표한 1차평가지표 이후 2차평가지표인 무진행생존기간(PFS)과 전체생존(OS)을 포함한 후속 데이터다.
앞서 1차평가지표인 객관적반응률(ORR)이 시험군(파클리탁셀+토베시미그 병용요법) 17.1%로 대조군(파클리탁셀 단독요법) 5.3%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p값=0.031) 컴퍼스는 이번 임상의 핵심 성과로 PFS를 제시했다. 시험군 4.7개월로 대조군(2.6개월)보다 높았으며 위험비(HR)는 0.44로 나타났다. p값은 0.0001 미만으로 통계적 유의성을 달성했다. 파클리탁셀 단독요법 대비 질병 진행 위험을 56% 감소시켰으나 절대값 기준으로는 2.1개월 연장하는 수준이라 임상적으로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반면 OS는 시험군 대비 대조군의 생존 기간이 더 길게 나타났다. 무작위배정 전체 환자 분석(ITT) 기준 OS가 시험군 8.9개월, 대조군 9.4개월로 집계됐다. HR은 1.05, p값은 0.78로 통계적 유의성도 확보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컴퍼스는 대조군 57명 중 31명(54%)이 시험군으로 이동하면서 교차투여(Crrossover)된 결과 OS값이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교차 투여 환자의 OS 중앙값(mOS)는 12.8개월, 교차 투여를 하지 않은 환자(6.1개월)보다 길게 나타났다. 치료 경험을 기준으로 산정한 통합 생존기간(pooled OS)은 8.9개월로 기존 화학요법(chemo)보다 약 6개월 개선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에이비엘바이오 역시 이 같은 주장에 힘을 보탰다. 에이비엘바이오 측은 "강한 교차투여 효과로 인해 OS의 통계적 유의성은 확보되지 않았지만 오히려 이는 ABL001 치료가 실제 환자 생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라고 강조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이번 결과는 대조군이 더 긴 생존기간을 보이며 방향성까지 역전된 사례이기 때문에 회사 측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긴 어려울 것 같다"며 "이러한 분석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인정될지도 의문"이라고 조언했다.
이날 주요 바이오 기업의 주가 변화는 투자 지형이 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과거처럼 단순히 '암 치료제를 개발한다'는 막연한 구호나 사명 변경, 테마 편승만으로는 더 이상 시장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투자자들은 이제 해당 기업이 글로벌 학회에서 어떤 데이터를 내놓는지, 실제 매출과 영업이익이 어떻게 찍히는지, 그리고 글로벌 빅파마와의 파트너십이 얼마나 실질적인지를 꼼꼼히 따지기 시작했다.
홍순재 바이오북 대표는 "에스티팜처럼 대형 제약사와의 파트너십이나 독보적인 제조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은 상승장에서 더욱 가파른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반면 실질적인 연구 성과 없이 '인공지능'(AI)이나 ADC 등 유행하는 키워드만 앞세운 기업들은 결국 매물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희비가 갈릴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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