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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NASA는 션 더피 미 교통장관이 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연말 대행 임기가 만료된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서둘러 정식 인선을 확정해야 하는 입장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더피 장관은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이 NASA를 이끌고 싶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 철회로 한 차례 낙마했던 억만장자 기업가 재러드 아이작먼도 다시 유력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민간 우주비행사 출신인 그는 재지명을 노리고 있다.
아이작먼은 스페이스X와 두 차례 우주 비행 경험을 가진 민간 우주비행가이자 지급결제 기술기업 창업자다. 그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며 스페이스X에 투자한 전력이 있다.
당초 그는 NASA 수장으로 낙점됐으나,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민주당 후보에 대한 과거 정치 후원을 문제 삼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했다. 지명 철회는 머스크 CEO의 정부효율부(DOGE) 책임자 임기 종료를 발표한 다음 날인 5월 31일 이뤄졌다.
더피 장관은 올 여름부터 NASA를 교통부 산하로 편입시키는 방안을 언급하며 존재감을 키워왔다. 그는 민간 우주정거장 개발 지침을 마련하고 “2020년대 안에 달 표면에 원자력 발전 시설을 구축하겠다”는 정책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더피 장관과 아이작먼은 지지 확보를 위해 정치권 및 업계 인사들과 연락을 주고받는 등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만간 최종 결정을 직접 발표할 것으로 전해져 긴장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백악관 관계자는 “최종 결정을 내리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피 장관은 지난 13일 아이작먼과 면담하며 NASA 수장직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는 등 직접 견제에 나서기도 했다. 아이작먼 진영도 주말 동안 별도 ‘상황실’을 운영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예의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방에 대한 견제도 이어지고 있다. 더피 측 인사들은 백악관과 산업계에 연락을 취하며 “아이작먼은 로비스트와 소셜미디어(SNS) 인플루언서를 고용해 지명을 추진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아이작먼은 “유료 로비스트를 둔 적도, 재지명 가능성을 자신한 적도 없다”며 반박했다.
더피 장관은 최근 CNBC 인터뷰에서 “스페이스X가 NASA의 달 착륙선 개발 일정을 지연시키고 있다. 중국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 없다”며 머스크 CEO와 친분이 두터운 아이작먼을 에둘러 저격하기도 했다. 머스크 CEO는 이에 대해 “스페이스X는 다른 우주기업보다 훨씬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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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계산도 복잡하게 얽혀 있다. 아이작먼은 올해 초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가) 관련 기금에 100만달러를 기부하고, 보수 성향 미디어 인사들과 관계를 강화했다. 반면 더피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 경험과 행정 효율성을 강조하며 자신에게 NASA를 맡기는 것이 “국가 이익에 부합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NASA 수장은 미국의 우주 정책, 기술 투자, 국제 협력 방향, 민간 참여 여부 등을 결정하는 사실상의 최고 결정권자로, 천문학적 규모 예산과 정치적 영향력을 지닌다. 공식 명칭은 장관이 아니지만, 백악관, 의회, 국방부, 민간 우주산업계 모두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실질적으로는 내각 장관에 준하는 권한과 위상을 가진다. 이 직책이 단순한 공직 이상의 ‘정치적·전략적 요충지’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더피 장관과 아이작먼이 서로 자리를 꿰차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NASA 수장 후보군에는 두 사람 외에도 전직 공군 장성인 조지프 구아스텔라와 공화당 출신 전직 하원의원인 마이크 가르시아 등이 거론된다. 백악관은 “더피 장관이 후보자들을 면담하면서 인사 검증을 돕고 있다”며 “그는 대통령의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NASA 내부적으로는 리더십 부재로 지난해부터 달 궤도 유인 비행 등 주요 임무가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서둘러 차기 수장을 맞이해 연속성과 명확한 리더십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