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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지원해드려요"…美자동차 업계, 수요감소에 혜택 늘려

방성훈 기자I 2024.07.23 16:00:16

현대·GM·폭스바겐, 현금 지원에 저금리·가격인하 제공
정가보다 비싼 차량 작년 34.9%→올해 16.9% 급감
"美소비자, 차량 구매 미뤄…수요 자극·재고 처분 조처"
자동차 대출 금리 연 8.65%…2001년 5월 이후 최고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가격을 낮추고 현금을 지원해주는 등 혜택을 늘리고 있다. 구매 수요가 급감하면서 재고가 빠르게 쌓이고 있어서다.

(사진=AFP)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모터 인텔리전스 집계 결과 6월 신차에 제공되는 평균 인센티브 패키지는 전년대비 53% 증가했다. 현대, 제너럴모터스(GM), 폭스바겐은 수요 자극 및 재고 정리를 위해 현금 환급, 낮은 금리, 가격 인하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팬데믹 종료와 함께 짓눌렸던 공급 제약이 완화하면서 재고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100만대 이상의 차량이 증가해 ‘지프’와 ‘링컨’ 브랜드는 업계 하루 평균 공급량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

빠른 재고 처분을 위해 차량 가격도 낮아지고 있다. 소비자 분석업체인 JD파워에 따르면 자동차 제조업체가 제안하는 소매 가격보다 비싸게 판매되는 신차는 16.9%에 불과했다. 지난해 34.9%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스테픈 유노 이코노미스트는 “공급 증가, 수요 감소로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훨씬 더 매력적인 거래를 제공해 차량 판매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구매 수요 감소는 이달 초 발표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보고서에서도 확인된다. 6월 신차 및 중고차 가격이 각각 0.4%와 1.5% 하락했다. JP모건에 따르면 차량 가격은 지난 1년 동안 핵심 상품 가격 하락의 79%를 차지했다.

미 소비자 지출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자동차 및 부품 지출은 대형 내구재 구매가 최고치를 기록한 2021년 4월 이후 2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자동차 판매량도 15% 감소했다. 이는 미 소비자들이 자동차 및 부품 구매를 주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FT는 “차량 가격 하락과 높은 인센티브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2년 이상 금리를 인상했던 압력에 마침내 미 경제와 소비자 수요가 굴복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소비자들은 자동차 대출 부담을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 연준의 금리인하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월 신차 대출금리는 4년 만기 기준 연 8.65%로 2001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카구르스의 매트 스미스 분석가는 “소비자들은 자동차 구입을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루고 있다. 어쩔 수 없이 차를 사야 하는 경우 1년 전보다 높아진 금리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저렴한 자동차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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