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오는 4월21일(한국시간)로 예정된 비트코인 반감기를 눈여겨보고 있다. 비트코인 반감기는 4년마다 채굴에 보상으로 돌아가는 발행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현상이다. 이는 비트코인 희소성을 높여 가격 상승을 유발해 왔다. 오는 21일 예정된 반감기는 네 번째다. 앞서 세 번의 반감기 이후 6개월간 비트코인 가격은 크게 상승했다.
첫 번째 반감기였던 지난 2012년 당시 12달러였던 비트코인 가격은 6개월 후 130달러선으로 상승했다. 두 번째 반감기였던 2016년 7월에는 660달러에서 900달러선으로, 가장 최근 진행된 지난 2020년 세 번째 반감기 때는 8600달러대에서 1만5700달러까지 올랐다.
이번 반감기는 지난 세 번의 반감기와는 상황이 다르다. 비트코인 현물 ETF로 인해 반감기가 도래하기 전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해서다. 여기에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의 자금 유입·유출세 반복,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정책 향방 불투명 등으로 예측이 힘든 상황이다.
앞서 비트코인 가격은 그레이스케일 GBTC 대규모 자금 유출 등 영향으로 급락한 바 있다. 지난 4일과 5일에는 약 2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순유입됐다. 금융정보 플랫폼 피사이드 인베스터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11종에 2.03억 달러 상당 자금이 순유입됐다.
단기적으로 미국 기준금리 정책 향방은 오는 10일(현지시간) 발표될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에 달려 있다. 현재 미국 CPI에 대한 시장 전망치는 3.5%다. 전문가들은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 등으로 오는 6월 금리인하가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전망치에 부합한 결과가 나올 경우 시장 안도감을 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비트코인 가격 전망은 엇갈린다. 다만 짧게는 조정, 중장기적으로는 우상향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아서 헤이즈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멕스 공동 설립자는 “4월에는 미국 납세기간에 따른 유동성 유출이 있을 수 있는 데다 연준의 긴축 정책으로 가상자산을 비롯한 위험자산 시장이 약세에 빠질 수 있다. 그러나 5월부터는 긴축 강도가 낮아지면서 시장이 강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비트코인 반감기 직전이나 직후에는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반감기쯤 가상자산 가격 폭락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정석문 프레스토리서치 센터장은 “반감기 후에도 상승장을 기대한다”며 “현물 ETF라는 제도권 자금 유입 통로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준의 기준금리 정책은) 예측이 어려운 부분이다. 우선 큰 흐름은 금리 인하일 가능성이 높고, 타이밍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것 같다”며 “지금 채권 선물 시장은 상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은 매우 낮게 보고 있는 듯 하다”고 부연했다.
반감기 이후 올해 가상자산 시가총액이 5조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가상자산 시가총액이 5조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며 “곧 도래할 비트코인 반감기로 공급이 줄어드는 반면, 현물 ETF 출시로 인해 기관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