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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보건복지부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제4차 응급의료 기본계획(2023~2027)’을 20일 발표했다.
응급의료 기본계획은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라 5년마다 수립하는 법정 계획이다.그동안 1~3차에 이르는 기본계획 수립을 통해 2003년 475억원에 불과했던 응급의료기금을 2022년 4639억원까지 늘렸다.
이번 4차 계획의 방점은 대형병원 응급실 쏠림 방지에 찍혔다. 현재는 환자 집에서 가까운 병원, 또는 병상이 비어 있는 병원으로의 이송이 일반적이었다. 환자의 중증 여부를 판단할 근거가 없어서였다.
앞으로는 환자를 가장 처음 만나는 구급대원이 응급실 중증도 분류(KTAS, 케이타스)를 최소화한 프리케이타스(Pre-KTAS)를 활용해 환자를 5단계로 구분하고 중증응급의료센터-응급의료센터-지역응급실(가칭)으로 이송하게 된다. 만약 심정지 등의 환자라면 1~2단계 급성도의 환자로보고 중증응급의료센터로 바로 이송하는 시스템이 구축되는 것이다.
아울러 개별 의료기관에서 24시간, 365일 대응이 어려운 중증응급질환의 병원 간 협력 네트워크도 구축된다. 뇌 심혈관계 분야라고 하더라도 시술이 가능한 의사와 수술이 가능한 의사가 따로 있는 만큼 지자체별 응급의료 자원조사를 기반으로 지역 내 병원 간 순환당직(요일제 당번병원제)을 운영하고 치료가 어렵거나 수용이 어려울 경우 지역 내 순환당직 병원으로 쉽게 전원을 의뢰, 회송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이송→응급실→수술·시술 및 입원’ 등이 끊김 없이 이어져 119 중증응급환자 적정 이송비율을 지난해 20.8%에서 2027년 24.9%까지 올리고 중증응급환자 병원 내 사망률을 지난해 6.2%에서 2027년 5.6%까지 0.6%포인트 낮춘다는 방침이다.
김원영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대한응급의학회 정책이사)는 “현재 타 병원 전원을 위해 30회 이상의 전화 문의를 돌리거나 다른 병원 자리가 날 때까지 응급실에서 이틀 이상 환자가 체류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이런 상황 때문에 응급에서 ‘수용불가’로 환자를 돌려보내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젠 상황이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아전문응급시스템도 손질한다. 현재 야간에도 문을 여는 달빛어린이병원이 전국 35개에 불과해 늦은 밤 아이가 아플 때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로 쏠리는 경우가 많았다. 앞으로는 달빛어린이병원 100개소로 확대하고 소아전문 상담센터 시범사업을 통해 굳이 응급실을 찾지 않아도 되는 경증의 경우 달빛병원으로 안내되도록 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소아응급센터 과밀화 현상을 완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 외에도 응급구조사의 업무 범위를 14종에서 심전도측정 등과 같은 19종까지 확대하는 등 현장 응급의료 제공자의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국민의 적극적인 응급구조 활동을 유도하기 위해 선의의 응급의료행위 등에 대한 면책범위 확대도 검토 추진된다. 현행 착한사마리아인법상 응급의료행위를 하다가 사람이 죽거나 다치면 고의의 중과실이 없는 경우 상해는 면책 대상이지만, 사망은 감면만 가능하다. 앞으로는 사망도 면책하는 것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이번 기본계획을 응급의료서비스가 재도약하는 기회로 삼아 앞으로 5년간 과제를 충실하게 이행해 어느 지역에 살든지 국민이 적시에 적절한 응급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추진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