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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채용 열기 이미 식었다"…美노동과열 진정되나

김상윤 기자I 2023.03.02 14:45:33

정부 공식 통계 '뜨거운 고용' 가리키지만
민간 채용 공고건수는 빠르게 줄고 있어
집리쿠르터 "고용지표 둔화 곧 알게 될 것"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노동시장이 여전히 뜨겁다는 정부 공식 통계와 달리 기업들의 채용 규모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채용시장 분위기에 맞춰 고용데이터가 식을 경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압박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WSJ는 미국의 양대 온라인 리크루팅 회사인 집리크루터와 리크루트홀딩스의 최근 데이터는 기업들의 채용 공고가 노동부 공식 발표와 달리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집리크루터가 집계한 12월 기업들의 채용 공고 건수는 팬데믹 전(2020년 2월)보다 26.7% 많았지만, 노동부의 12월 구인건수 증가율인 57%보다 낮았다. 이 회사가 집계한 1월 채용 공고건수도 팬데믹 이전보다 23.2% 많은 수준에 그쳤다.

리크루트홀딩스의 자회사 인디드가 집계한 미 기업들의 12월 채용 공고 건수는 팬데믹 전보다 45.9% 많은 수준이었지만, 이 역시 노동부 수치보다는 적었다. 1월 채용 공고 건수 증가율은 40.3%로 전달보다 내려갔다.

WSJ는 “민간 리크루터 업체의 수치는 올해 신규 일자리가 증가폭이 줄고 고용이 둔화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노동부가 최근 공개한 지난해 12월 기업 구인 건수는 1101만건으로 컨센서스(1030만건)를 훌쩍 상회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지난달 비농업 신규 고용 규모는 51만7000개로 나타났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8만7000개)를 세 배 가까이 웃돌았다. 월가 일부에서는 이례적인 고용 과열이 마치 수수께끼 같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실업률도 54년 만의 최저치인 3.4%로 낮아지면서 그간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는 수면 아래로 내려가고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다시 반등하면서 ‘긴축 공포’는 더욱 거세진 상황이다. 근로자 임금 상승 압력이 거세지면서 인플레이션 장기화가 초래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민간업체의 통계를 고려하면 정부 공식 통계와 달리 이미 미국 고용시장이 진정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게 월가의 시각이다. 집크루터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줄리아 폴락은 “아직 고용지표의 둔화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곧 알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기업들과 향후 채용 계획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노동시장 과열 위험이라는 분석이 우려된다고 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 IT기업들의 채용 규모는 지난해 5월 최고치를 찍은 이후 지난달에는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고 집리쿠르터측은 분석했다.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인력을 추가로 줄일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미국 자동차회사 제너럴모터스(GM)가 정규직 임직원 500여 명을 해고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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