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번역원은 5일 서울 광화문 한 식당에서 한국문학번역대상 기자 간담회를 열고, 올해 대상 수상자 4명을 비롯해 번역신인상 17명(문학·영화·웹툰), 공로상 1명 등 총 22명의 수상자를 발표했다.
번역대상 영어권 수상자인 고은지와 마시 카라브레타 칸시오 벨로는 이원 시집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오토바이’를 공동 번역해 미국 문학전문 출판사 지피르(Zyphyr)에서 ‘The World’s Lightest Motorcycle’이란 제목으로 지난해 출간했다. 두 번역자는 영어로 시를 쓰는 한국계 미국인이며, 첫 번역작으로 번역대상을 받았다. 번역원 측은 “해당 수상작은 원작이 제기하는 기술적 문제들에 성실히 대응해 자연스러운 도착어로 옮긴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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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이민진의 ‘파친코’, 방탄소년단(BTS) RM이 추천한 ‘죽고싶지만 떡볶이는 먹고싶어’ 등 한국 문학에서 영감을 얻으려는 작가들과 출판사가 많은 상황”이라며 “지금 상황만으로도 한국문학의 세계적 붐 흐름이 건전하게 이어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
중국어권 수상자인 유신신은 대만의 한국어 전문 번역자이다. 유신신은 한국의 근현대 대표작가 이태준, 박완서, 손창섭, 오정희, 이청준, 천운영, 공선옥, 정찬의 단편소설을 번역해 대만 맥전출판사에서 ‘한국문학선집(2)’을 출간했다. 유신신은 “조남주 소설 ‘82년생 김지영’과 장강명 소설 ‘한국이 싫어서’, ‘댓글 부대’가 젊은 층에게 인기“라며 ”요즘 대만에서 한국문학 출판이 급증해 중국 본토보다 더 많을 정도다. 번역자 숫자도 크게 늘었다”고 대만 출판계 분위기를 전했다.
인도네시아어권 수상자 잉리아나 탄은 정유정 장편소설 ‘7년의 밤’을 번역해 인도네시아 그라메디아 출판사에서 펴냈다. 그는 2013년부터 조남주·장강명·김영하·구병모 등 다양한 한국문학 작품을 인도네시아어로 번역해왔다. 번역상 공로상에는 일본에서 한국문학 전문 출판사를 7년째 운영하고 있는 쿠온출판사 김승복 대표가 선정됐다.
신진 번역가에게 시상하는 번역신인상에는 문학 부문(9명) 외에도 올해 영화(4명)와 웹툰(4명) 부문을 신설해 총 17명의 수상자가 선정됐다. 번역신인상 수상자 17명 중 8명은 한국문학번역원이 운영하는 번역아카데미 수료·재학생이다.
1993년 제정된 한국문학번역상은 전년도에 출간된 한국문학 번역서를 대상으로 번역의 완성도를 평가해 언어 구분 없이 뽑다가 올해부터 3개 언어권으로 분류해 선정하는 방식으로 심사 기준을 강화했다. 번역대상 수상자 4명에겐 각각 상금 2000만원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여하며, 번역신인상 수상자에겐 상금 500만원씩을 지급한다.